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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이어 국내 플랫폼 기업 ‘슈퍼앱’ 전략
야놀자, 당근마켓, 쏘카 등 부가서비스 도입
“커뮤니티 효과 누릴 수 있어, 독과점은 우려”
야놀자, 당근마켓, 쏘카 등 부가서비스 도입
“커뮤니티 효과 누릴 수 있어, 독과점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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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직장인 김세연씨(29)는 당근마켓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지난달 이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앱 내에서 중고 상품 검색부터 송금까지 가능했기 때문이다. 동네생활 게시판에서는 수리 기사 정보 등 이웃들의 ‘꿀팁’도 전수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웬만한 건 앱 하나로 다 해결할 수 있어 편리했다"고 전했다.
플랫폼 기업들의 슈퍼앱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슈퍼앱이란 하나의 앱 안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을 뜻한다. 상품 검색부터 이용자 소통 및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미 슈퍼앱으로 자리 잡은 네이버와 카카오에 이어 국내 플랫폼 기업들은 슈퍼앱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앱 하나로 쇼핑부터 송금, 예매까지 한번에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 당근마켓, 오늘의집 등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존 서비스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하는 등 슈퍼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야놀자는 숙박 예약은 물론 여가를 위한 모든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슈퍼앱을 표방하고 있다. 최근 '전시 예매 전문관'을 신규 서비스로 선보였다. 해당 카테고리를 통해 야놀자는 주요 전시 예매를 지원하고, 향후 지자체 축제, 박람회 등까지 상품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버킷플레이스가 운영하는 오늘의집도 라이프스타일 분야 슈퍼앱을 목표로 여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기존 강점인 인테리어 정보 공유를 비롯해 △리모델링 시공 중개 △홈 서비스 영역 간단 수리 및 설치 △이사 서비스까지 하나의 앱에서 제공하고 있다.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쏘카가 서비스 간 연결성을 강화해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카셰어링(차량공유) 사업을 시작으로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는 목표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지난 3일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카셰어링과 전기자전거(마이크로모빌리티), 주차 플랫폼 서비스 기능 등을 통합한 슈퍼앱을 연내 출시할 예정"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모든 이동을 포함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락인효과 확실… 시장 독과점 가능성 경계
플랫폼 업계가 앞 다퉈 슈퍼앱을 추구하는 건 '락인효과(Lock-in)' 때문이다. 이용자가 해당 앱을 이용해 익숙해지면 다른 서비스로 이전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슈퍼앱 전략은 매력적이다.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에 더해 덩치가 커지면서 해당 시장에서 거대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고객이 앱 안에 오래 머물면서 콘텐츠를 경험하기 바란다"면서 "결국 한 회사가 모든 서비스를 다 제공할 수는 없기 때문에 주력 분야를 강조하면서 생태계를 키워나가는 게 핵심 목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슈퍼앱 전략 자체는 소비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독과점 문제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플랫폼 기업들이 슈퍼앱 전략을 펼치는 이유는 네트워크 효과(어떤 상품에 대한 수요가 형성되면 다른 사람의 상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에 있다"며 "다만 시장을 처음 장악한 기업들이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후발주자들에게는 애로 사항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도 "원 앱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규모도 커지고, 소비자들 편리성도 높아지다 보니 기업 자체 경쟁력은 높아지게 됐다"면서도 "슈퍼앱에 연결되지 못하는 영세업체들은 경쟁에서 제외되고, 추후 다양성이 사라지는 등 부작용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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