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호승 기자 = 초록색 민방위 복을 입은 윤석열 대통령은 5일부터 6일 새벽까지 이틀 동안 7차례 회의를 주재하거나 보고를 받으면서 용산 대통령실을 떠나지 않았다. 역대급인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에 접근하던 지난 5일 오전부터 윤 대통령은 24시간 대비 태세에 돌입했다.
지난 4일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태풍이 들이닥쳐서 상황이 발생하면 선조치·후보고해달라"고 했지만, 컨트롤타워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 철야 근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지난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역대급 자연 재난 상황에 대해 선제적 대처를 하기 위해 오늘 24시간 비상근무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힌남노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 한편 태풍 이후 발생할 피해의 신속한 복구를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오후 3시30분부터 50분 동안 재난 관련 기관장, 지방자치단체장들과 전화 통화로 힌남노 대응 태세를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제주지사와의 통화에서는 저지대, 위험지대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는지를 점검하고 부산시장과의 통화에서는 힌남노의 한반도 상륙 시각이 만조 시간과 겹칠 우려가 있으니 갑작스러운 침수에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청장과의 통화에서는 상황 발생 시 적극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밤 9시쯤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힌남노 대비 상황을 보고받았다. 한 총리는 구조·구급을 위한 소방·해양경찰청, 지자체 지원 인력이 부족할 수 있다고 보고했고, 윤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과 경찰청장에게 즉각 전화를 걸어 "재난 대응 기관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가용 인력을 최대한 재난 현장에 즉각 투입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군경은 위험 지역 주민들의 사전 대피를 지원하고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신속한 응급 복구, 복구 지원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한 총리와 통화를 끝낸 직후인 밤 9시30분쯤 '힌남노 피해 및 대응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데 이어 이날 밤 11시40분과 다음 날인 6일 새벽 5시에 힌남노 피해 및 대응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피해 상황과 대응 태세를 점검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30분쯤 위기관리센터에서 회의를 다시 소집해 피해 상황, 지원 대책을 점검했다. 김 홍보수석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회의) 당시 태풍 중심이 포항을 막 벗어나서 동해로 접어드는 시점이었는데 홍수 경보와 함께 침수피해가 보고됐다"며 "윤 대통령은 만조 시간과 겹쳐 하천 범람 등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말고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가 끝난 뒤 용산 대통령실 구내식당에서 수석비서관 등 참모진들과 아침 식사를 했다.
윤 대통령은 조찬을 끝마친 뒤 용산 대통령실 국민소통관 기자실을 방문해 "주민들께서 잘 협조해주셔서 제일 중요한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며 "위험 지역에 대한 이동통제도 큰 문제 없이 이뤄진 것 같고 시설 구조물에 대한 안전이나 산사태, 그리고 바람 세기라든지, 강우량은 좀 많이 잦아들었는데 지반이 집중호우에다가 비가 많이 와서 다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에서도 어제 밤새 계속 실시간 재난방송을 해줘서 국민들한테 이게 제일 중요하다"며 "아주 언론에서 이번에 잘해줘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장에 가실 계획이 있나'라는 질문에 윤 대통령은 "오늘 상황을 조금 챙겨본 다음에 피해가 좀 심각한 곳은 저하고 총리, 행안부 장관하고 현장을 가봐야 하지 않겠나 싶다"며 "일단 상황을 좀 챙겨봐야 할 듯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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