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에 '개보기' 낙서한 남성 잡혔다.."왜 그랬냐 물으니"

인천의 한 아파트 현관문에 써 있는 ‘개보기’ 낙서(왼쪽)와 현장 CCTV에 포착된 장면. 출처=JTBC 뉴스 캡처

[파이낸셜뉴스] 인천 한 아파트 현관문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의문의 낙서를 쓴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주거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50대 A씨를 수사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씨는 같은 아파트 상가에서 영업 중인 인테리어 업주인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자신이 낙서한 집의 인테리어 공사를 수년 전 맡았는데, 당시 탈세 신고 문제로 피해자 가족과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오후 인천에 있는 주거지에서 경찰에 검거된 A씨는 "(피해자의 가족이) 2년 전 불법행위를 신고해 처벌받은 게 화가 나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개보기'라는 낙서의 의미와 관련한 질문에는 "술에 취해 무슨 글씨를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만 답했다.

A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10시 30분쯤 인천시 미추홀구 한 아파트 현관문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개보기'라는 낙서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튿날인 20일 오전 이 아파트 주민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탐문수사를 벌인 끝에, 지난 4일 오후 인천에 있는 A씨 주거지 인근에서 그를 검거했다.

해당 아파트 CCTV에는 A씨가 모자를 눌러쓴 채 아파트 지하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낙서가 발견된 17층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담겼다. A씨는 현관문에 낙서한 뒤 비상계단을 이용해 아파트 밖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A씨를 검거하기 위해 탐문수사를 벌이는 동안, 신고자는 추가 범죄 피해 가능성을 우려해 신변 보호 요청을 하려 했지만 “시간이 걸리는 데다 받아들여질지 알 수 없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뜻을 알 수 없는 낙서로 공포심을 느낀 피해자 가족은 추가 범죄 피해 가능성을 우려해 최근 이사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자택 창고에 있던 스프레이를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A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mail]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