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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국채 수익률. 미니예산안 이전 수준 복귀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10.26 01:05

수정 2022.10.26 01:05

[파이낸셜뉴스]
리시 수낵 영국 신임 총리가 25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공관 앞에서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관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수낵 총리 취임으로 영국 국채(길트) 30년물 수익률은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미니예산안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UPI연합
리시 수낵 영국 신임 총리가 25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공관 앞에서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관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수낵 총리 취임으로 영국 국채(길트) 30년물 수익률은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미니예산안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했다. UPI연합

영국 국채 수익률이 25일(이하 현지시간) 대규모 감세안이 포함돼 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던 미니예산안 발표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재무장관 출신인 리시 수낵 신임 총리에 거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다는 점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영국 시장이 감세안 악몽에서 벗어나고, 국제 금융시장에 드리웠던 먹구름도 걷어내고 있다.

국채·파운드 가격 모두 상승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국채(길트) 기준물인 30년 만기 수익률이 이날 3.61%까지 떨어졌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수익률이 하락했다는 것은 가격이 뛰었다는 뜻으로 투자자들이 영국 국채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다는 의미다.

지난달 리즈 트러스 전 행정부의 무모한 대규모 감세가 반영된 미니예산안으로 시장에서 길트가 투매에 내몰리자 영국은행(BOE)이 긴급 개입에 나서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지만 수낵이 총리로 취임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투자자들은 트러스 전 행정부의 막대한 감세가 가뜩이나 심각한 영국 재정적자를 급격히 불릴 것으로 우려해 길트를 내던졌다.

수낵이 총리직을 확정지으면서 길트에는 24일부터 다시 매수세가 몰렸다.

30년물 수익률 뿐만 아니라 2년물, 10년물 수익률 역시 모두 내렸다.

2년 만기 길트 수익률은 3.27%, 10년물 수익률은 3.60%로 급락했다.

다만 10년만기 길트의 경우 수익률이 아직은 미니예산안 이전 수준인 3.50%보다는 높다.

영국 통화인 파운드도 뛰었다.

파운드는 수낵 총리에 거는 기대감과 함께 이날 미국 달러의 전반적인 약세 분위기에도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미 달러에 대해 1.6% 가치가 상승해 파운드당 1.1461달러로 올랐다.

악몽에서 깨
애버딘(Abrdn)의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 제임스 애시는 영국이 "지난달 악몽을 꿨다"면서 "애초에 보수당 당권 경쟁에서 수낵이 이겼더라면 맞게 됐을 상황을 이제야 맞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러스의 미니예산안으로 영국이 잠시 악몽을 꿨고, 수낵이 집권하면서 이 악몽에서 깼다는 것이다.

애시는 트러스의 재원 조달 방안도 없고, 예산감시 당국과 협의도 거치지 않은 450억파운드 감세 발표로 촉발된 영국 금융시장 혼란은 더 이상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하게 됐다면서 시장이 이제 정상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전처럼 금융시장은 경제 지표와 BOE의 국채 시장 추가 개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헌트 재무장관 유임
수낵이 트러스 전 총리 정부에서 재무장관으로 교체된 제러미 헌트를 계속 재무장관으로 일하게 하겠다고 확인한 점도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됐다.

트러스와 함께 감세안을 주도했든 크와시 콰틍 전 재무장관이 경질되면서 헌트가 재무부를 맡은 바 있다. 헌트는 장관 취임과 동시에 빠르게 이전 감세안들을 폐기처분해 국채 시장 혼란을 일부 완화하는데 성공했다.

ING 채권 전략가 앙트완 부베는 재무장관 출신인 수낵과 역시 재무통인 헌트가 힘을 합쳐 미니예산안이 불러왔던 충격들을 빠르게 흡수하며 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고 전했다.

수낵은 특히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시절 재무장관으로 있으면서 세금인상 방안을 설계한 인물이다.


한편 채권시장에서는 영국 기준금리가 지금의 2.25%에서 내년 여름에는 2배가 넘는 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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