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중심으로 5년간 8조원 집중 투자
일부 시민단체 "총수 복권 위한 사전조치" 목소리도
19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그룹은 오는 2032년까지 제조·금융·서비스 부문에 12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중 8조원은 태광산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집중 투자한다. 우수 인재 유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을 위해 전 계열사에 걸쳐 약 7000명도 신규 채용할 방침이다.
부문별로는 태광산업이 이끄는 제조 부문에서 석유화학·섬유 부문에 총 10조원을 투자한다. 이 중 4조원이 투자되는 석유화학 부문은 친환경·고기능성 소재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육성한다. 설비 자재 구매 최적화, 촉매 기술 내재화 등 기존 공장 설비와 환경 개선에도 2조원을 투입한다.
섬유 사업 부문에서는 신규 사업 개발에 1조5000억원을 사용한다. 또 현재 투자가 한창인 스판덱스·아라미드 공장 증설과 친환경 접착용 섬유인 저융점섬유(LMF) 국내 증산, 울산공장 용수처리 신설, 나일론 설비 교체 등에도 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태광그룹 금융 계열사를 통한 투자에도 적극 나선다. 흥국생명·흥국증권·흥국자산운용·흥국화재·고려저축은행·예가람저축은행도 신규 사업과 계열사 통합 데이터베이스(DB)관리센터 구축에 2조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는 한편 신기술로 주목 받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계약 인수와 보험금지급 시스템을 새로 구축한다.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은 금융플랫폼 및 정보보안시스템 고도화 작업과 AI콜센터, 자산건전성 시스템 등 차세대 시스템 신규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미디어 계열사인 티캐스트와 티알엔에에도 총 2300억원을 투자한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10년간 집행하는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주력사업을 강화하고, 기술 혁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매진할 계획"이라며 "동시에 대규모 신규 일자리 창출로 그동안 정체됐던 그룹 재도약에서 관련 산업 및 지역 경제 발전으로 이어지는 투자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태광그룹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연말 특별사면복권을 위한 사전 조치라고 해석한다. 경제민주화시민연대는 이날 논평에서 "태광그룹이 이호진 전 회장의 연말 특별사면을 앞두고 10년간 12조원 투자계획을 밝혔지만 세부 내용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현금성 자산이 6250억원에 불과하고, 분기 적자까지 기록한 태광산업의 투자는 다소 무리한 계획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시민연대는 "태광그룹의 공염불은 한 두 번 반복된 것이 아니다"며 "지난해 728억원 규모의 AN 합작법인 투자, 흥국생명 채권 사태 당시 부산 계열사를 통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되고 있는지 알려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