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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좀 그만 벗어라!”..얼마나 추태 부렸으면 ‘안내문’까지 만든 발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05 06:16

수정 2023.06.05 16:19

러시아 여성 루이자 코시크(40)가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신성시 되는 700년 된 나무에서 얇은 천 한 장을 몸에 두른 채 찍은 모습. 사진=루이자 코시크 인스타그램
러시아 여성 루이자 코시크(40)가 인도네시아 발리섬에서 신성시 되는 700년 된 나무에서 얇은 천 한 장을 몸에 두른 채 찍은 모습. 사진=루이자 코시크 인스타그램

[파이낸셜뉴스] 인도네시아의 발리에서 비매너 관광객들로 인해 각종 사건·사고가 늘자 발리 당국이 관광객을 위한 ‘에티켓 안내서’를 배포하기로 했다.

4일(현지 시각) 자카르타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발리 당국은 이달부터 공항에 도착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상대로 ‘해야 할 일과 하면 안 되는 일’을 정리한 안내문을 나눠주고 있다.

안내문을 보면 사원에 입장할 땐 노출을 피하고 전통의상을 입고, 기도 목적 외에는 사원 내 신성한 공간에 들어가지 말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종교적 의미의 조각상을 만지거나 신성한 나무에 올라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특히 사원이 아니어도 공공장소에선 예의 바르고 적절한 옷을 입으라는 권고도 담겼다.


이밖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해선 안 되고 일회용품은 사용은 지양해야 한다. 현지 경찰과 다른 관광객에게 무례한 말이나 행동을 해서는 안 되며 합법적인 비자 없이 영리활동을 하거나 문화재·불법 약품 등을 거래하는 일도 금지된다.

발리 당국이 이처럼 상식적인 내용의 안내문을 나눠주는 이유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의 사건 사고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리 정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129명의 외국인이 추방됐으며 1000명이 넘는 외국인이 교통 법규를 위반해 제재받았다.

지난 3월엔 러시아 남성이 ‘신의 거주지’로 불리는 발리 아궁산에서 바지를 내린 채 기념 사진을 찍어 입국 금지 명령을 받았다. 지난 4월에도 러시아 여성 패션 디자이너가 바바칸 사원에 있는 700년 된 바니안나무에서 누드 사진을 찍은 것이 발각돼 추방됐다. 지난달에는 한 사원에서 전통 의식이 열리는 동안 독일인 여성 관광객이 옷을 벗고 난입하다 체포된 바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스쿠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 외국인 관광객이 헬멧을 쓰지 않은 채 스쿠터를 타고 있다. 연합뉴스

일부 관광객들은 발리 길거리는 물론 쇼핑몰이나 공공기관 등에서 옷을 제대로 입지 않은 채 돌아다니거나, 헬멧을 쓰지 않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 현지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발리 경찰은 3개 부대를 투입해 불법을 저지르는 외국인을 단속하기도 했다. 발리 당국은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오토바이 대여를 금지했다.

한 러시아 관광객이 신성시되는 인도네시아 아궁산에서 바지를 내린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가 6개월 입국 금지 명령을 받았다.
한 러시아 관광객이 신성시되는 인도네시아 아궁산에서 바지를 내린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가 6개월 입국 금지 명령을 받았다.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발리에서 부적절하게 행동하거나 비자 규칙을 지키지 않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나 이런 안내문까지 만들게 됐다”며 “발리는 오랜 문화를 기반으로 한 관광지로 관광객들도 품위를 지키길 바란다”고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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