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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원흉 北 김영철 재등장이 주는 시그널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2 07:00

수정 2023.06.22 08:49

그의 등장은 한국과 미국에게 일종의 압박 신호 전달
북한 강경파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암묵적 신호 제공
천안함 피격사건의 사과와 재발방지 요구 전개 대응
국지도발 발생하지 않도록 집중하는 노력 기울여야
[파이낸셜뉴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당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회의에서 김영철을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당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회의에서 김영철을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도발 김영철 선생의 통전부 귀환..무력도발 재개 신호탄?

정치적 숙청설이 제기됐던 천안함 피격 원흉인 북한의 김영철(77)이 최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돼 복귀한 것을 놓고 북한 군부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대남 도발의 강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남북대화나 미북대화 과정에서 김영철이 핵심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 북미간 대화 모드가 재개될 때를 대비한 사전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김영철은 지난해 9월 통일전선부 부장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에서 해임되면서 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평가되는 등 숙청설이 돌았다.

그러던 그가 지난 16~18일 진행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에서 당 정치국 후보위원과 중앙위원으로 보선됐으며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소개되면서 향후 대남 도발이 재개되는 신호탄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통전부 고문으로 복귀한 그에 대해 “김영철은 남북 대화나 대남 분야에서 오랫동안 관여해온 전문가”라며 “대남 분야 대응을 강화하려고 하는 취지가 있지 않나 추정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국자는 “남북관계를 전혀 모르는 사람과 다르고 필요와 수요가 있어 복귀한 게 아닌가 싶다”며 “고령임에도 통일전선부장 자리로 올 수는 없었을 거고 고문 자리를 줬다는 것 자체가 그런 의미가 있지 않나 추정해본다”고 덧붙였다.

김영철은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대남 공작을 총괄하는 정찰총국장을 맡았다. 또 2018~2019년 남북,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

북한 관영 선전 매체 조선중앙TV는 지난 19일 전원회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정치·외교적으로 예민·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절박성’ ‘미국의 강도적인 세계 패권 전략에 반기를 든 국가들과의 연대를 가일층 강화한다’는 내용을 실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간 경쟁 관계 상황들을 계속 활용하려는 의도들이 꾸준히 있어왔다”며 “그런 연장선에서의 표현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강성 장수' 김관진 전 장관 기용에 대한 맞대응?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5월 10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급 위원으로 위촉했다. 국방혁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4일 제정된 ‘국방혁신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의거해 설치된 대통령 직속의 위원회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고 김정은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김영철의 재등장은 이에 대응하는 북한의 조치로도 관측된다.

김 전 장관 역시 북한에 대한 굽힘 없는 모습으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012년 10월 북한이 “임진각을 타격하겠다”고 남한을 협박하자 김 전 장관은 “그렇게 한다면 원점 지역을 완전히 격멸하겠다”고 강경하게 맞대응해 이때부터 '장수 김관진'이라는 별칭을 얻는 등 군부내 대표적인 강경파 인사다.

지난달 말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해 체면을 구긴 북한이 2차 군사정찰위성 시도가 지연되자 공작원의 양성, 침투, 파괴공작, 테러 등 다양한 임무를 맡았던 김영철을 내세워 대남 압박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2021년 11월 9일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11년만에 최신예 호위함으로 재탄생하는 2천800톤급 '천안함'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 천안함은 길이 122미터, 폭 14미터 규모로 최대 30노트(55.5㎞/h)의 속도로 항해하며, 5인치 함포,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대함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과 함께 함미에 해상작전헬기 1대 운용이 가능하다. 사진=뉴시스
2021년 11월 9일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11년만에 최신예 호위함으로 재탄생하는 2천800톤급 '천안함'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 천안함은 길이 122미터, 폭 14미터 규모로 최대 30노트(55.5㎞/h)의 속도로 항해하며, 5인치 함포,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대함유도탄, 전술함대지유도탄과 함께 함미에 해상작전헬기 1대 운용이 가능하다. 사진=뉴시스

반길주 "김영철의 재등장은 한미 동시에 주는 시그널" 분석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김영철이 북한정권의 핵심인사로 재등장한 것은 한국과 미국에게 일종의 신호 전달이라는 측면이라는 의미가 있기에 이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대응이 요구된다"고 짚었다.

반 책임연구원은 "북한은 대남공세든 대미공세든 상대방이 자신들의 속내를 읽도록 강압하는 우회적 방식을 선호한다. 자신의 불만과 요구사항을 외교무대나 협상장에서 직접 언급하는 대신에 미사일을 쏘거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 North Limit Line) 인근이나 비무장지대 최정방 감시초소(GP : Guard Post) 등지에서 국지도발을 감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인사 등용 및 교체는 상대방에게 우회적 압박을 주는 방식의 북한의 패턴으로 미루어 상대방이 알아서 자신의 요구사항을 읽어내어 들어주라는 방식을 통해 주도권을 잡으려는 셈법이라는 해석이다.

이어 반 책임연구원은 "강등되는 등 위상이 추락하며 북한정권 핵심에서 멀어졌던 김영철이 복귀한 것은 강경파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암묵적 신호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안함 피격사건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진 김영철은 승승장구했으며 북한은 지금까지 일말의 사과조차 없었다.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46명의 용사가 희생되었을 뿐 아니라 한국사회는 남남갈등으로 홍역을 치러야 했고 최근 이러한 홍역이 재발되는 우려스러운 상황까지 전개되기도 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반 책임연구원은 "김영철의 재등장을 계기로 한국은 북한에 천안함 피격사건의 사과와 재발방지 요구를 전개함과 동시에 대북 억제력을 높여 국지도발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최 전 함장은 “어제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제가 부하들을 죽였다는데 (천안함 장병들을 죽인 것은) 북한의 만행이죠?”라고 물으며 항의했다. 이 대표는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마친 뒤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 최 전 함장은 “어제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제가 부하들을 죽였다는데 (천안함 장병들을 죽인 것은) 북한의 만행이죠?”라고 물으며 항의했다. 이 대표는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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