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메인 행사인 K팝 콘서트 장소가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되면서 주말 홈경기가 예정된 전북 현대 모터스의 일정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 축구 팬들이 반발하고 있다.
6일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과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용 인력과 이동 조건 등을 종합한 결과 퇴영식인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며 “전북 구단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일부 축구 팬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날 전북도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축구장입니다’라는 제목으로 항의 글이 게시됐다.
작성자는 “비시즌 기간에 행사하면 누가 뭐라고 하느냐”라며 “구단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면 경기를 우선하는 게 당연한데, 시즌 중에, 그것도 홈경기 일정이 겹칠 때 콘서트라니 이건 강도질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축구장에서 축구 경기가 아닌 콘서트나 각종 행사를 치르는 것은 예전부터 민감한 화두였다. 무엇보다 K리그의 고질적인 문제인 경기장 잔디 훼손과 맞닿아 있는 사안이다. K팝 콘서트 같은 대규모 행사를 치르고 나면 잔디가 망가지고, 8월은 잔디의 생육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회복도 어렵다.
다른 축구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SNS) 등에도 축구팬들이 올린 관련 게시물이 여럿 눈에 띄었다.
축구팬들은 “잼버리 여론이 안 좋으니 K리그는 알아서 꺼지라는 건가” “결국 졸속행정이 문제인 건데 왜 축구계가 피해를 뒤집어써야 하나” “이럴 거면 지역연고제가 무슨 의미인가” 등의 반응을 보이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전북 측은 잼버리 측 경기장 사용 관련 내용을 지난 5일 통보받고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은 오는 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FA컵 준결승, 12일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26라운드 경기를 안방에서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11일 K팝 콘서트의 무대 설치와 해체로 인해 장소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전북 측은 FA컵 일정 연기를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한 상황이다. 일정 연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타 구장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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