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먹통, 올 들어 벌써 세번째
북한 해킹 대비 보안 역량 키워야
북한 해킹 대비 보안 역량 키워야
이번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를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이유는 손가락으로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디지털 정부의 위상에 오점을 남긴 점이나 국민의 불편과 재산상 피해 가능성은 말할 것도 없다. 이번 사태로 공공 전산망 전반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고, 디지털 강국이라는 명성에도 먹칠을 했다. 이번 사태는 대통령실이 카카오 먹통 사태 1년을 맞아 지난 15일 사이버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한 직후 터져 회의가 무색해졌다.
전국적 혼란을 낳은 공공 전산망 먹통 사태는 지난해 10월 이후 벌써 네 번째다. 지난해 10월엔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먹통 사태가 터진 바 있다. 보건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은 지난해 10월 초 개통 이후 각종 오류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 시스템은 기초생활보장, 기초연금, 보육 등 120여개 복지서비스를 국민에게 편리하게 지원·제공하는 게 목표다.
이후에도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고 여러 시스템에서 문제가 노출됐다. 지난 3월엔 법원 전산시스템이 마비됐다. 재판사무·법관통합재판지원시스템 등 내부 전체 업무시스템과 전자소송 홈페이지 등 일부 외부 시스템의 서비스가 중단됐다.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왔다. 지난 6월엔 전국 초·중·고교 행정업무 시스템인 나이스의 새 버전이 개통과 동시에 오작동을 일으켜 대혼란이 벌어졌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디지털 정부를 표방하며 각종 공공 전산망 운영예산을 늘리고 서비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공 전산망이 글로벌 경쟁력의 지표가 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공공 전산망은 국민의 편의를 증진시키고 경제적 효과도 크지만 해킹과 같은 사이버 공격에 취약하다. 공공 전산망의 안보적 관점에서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전산망 해킹을 통해 우리 사회간접자본을 교란하고 있다. 이를 막아낼 수 있도록 보안성을 강화하는 사이버 안보역량의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공공 전산망은 경제와 안보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하는 중대 인프라 시설이다. 이런 점에서 하루가 멀다고 터지는 공공 전산망 먹통 사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별로 다룰 사안이 아니다. 공공 전산망 전반을 대상으로 가동 현황과 문제 발생 여지를 전면적·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위기관리와 점검은 정부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다.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를 꾸려 진행하기 바란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구축한 시스템이라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지적도 맞는지 캐봐야 한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