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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금리 인하 2025년까지 어려워, 물가 반등 위험 여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1 05:00

수정 2023.12.01 05:00

OECD, 유럽 고금리 2025년까지 지속된다고 예측
에너지 및 임금 상승 등 물가 반등할 위험 여전히 높아
지난 11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쇼핑객들이 전자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AP뉴시스
지난 11월 24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쇼핑객들이 전자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국제 투자시장에서 미국과 유럽 등의 금리 동결과 물가상승률 둔화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여전히 고금리가 지속된다는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주요 중앙은행 인사들은 물가가 쉽사리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조만간 금리를 내리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2025년까지 고금리 추정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OECD는 11월 29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경기 전망에서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BOE)이 물가상승 압박으로 인해 현재 금리 수준을 2025년까지 유지한다고 내다봤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ECB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10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지난 10월에 연 4.5%로 금리를 동결했다. 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11월 21일 독일 베를린 연설에서 "지금은 승리를 선언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로존의 10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9%로 지난 2021년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영국은 2021년 12월 당시 기준금리가 0.1%에 불과했지만 14회 연속 금리 인상 끝에 지난 9월에야 금리를 동결했다. 영국은 10월에도 금리를 동결했으나 여전히 연 5.25%로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럽에서는 ECB외 BOE가 나란히 금리 동결에 나서자 중앙은행들의 금리가 고점에 닿았다며 곧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유로존의 기준 금리가 이르면 내년 4월부터 내려간다고 본다.

이와 관련해 OECD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클레어 롬바르델리는 OECD가 각국의 "연착륙"을 기대했지만 차입 비용을 줄이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FT를 통해 "통화 정책은 일정 기간 동안 제한적으로 유지되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물가상승 지속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실질 금리가 높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아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0월 2.9%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보였던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곧 3%를 다시 초과한다고 예상했다. FT는 다른 경제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컨설팅 업체 컨센서스이코노믹스가 취합한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유로존 물가상승률은 12월에 3.5%까지 오른 다음 2025년 초까지 2%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임금이 물가 올려
나겔은 물가가 다시 오르는 이유에 대해 에너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 각국이 지급하는 에너지 보조금이 철회되면 곧 물가가 빠르게 오른다고 내다봤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에너지 가격이 치솟았지만 지난 10월 기준으로 1년 전에 비해 11.2% 하락했다. 그러나 FT는 이러한 하락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상승 반등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월 29일 보도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석유 생산량을 하루 100만 배럴 추가로 줄이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번 감산 규모는 지난 6월 발표된 감산량에 추가되는 것이다.

FT는 동시에 가파른 임금 상승으로 물가 역시 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CB의 11월 발표에 의하면 유로존의 3·4분기 임금 상승률은 4.7%로 전 분기(4.4%)보다 오히려 올랐다. 임금 상승으로 인해 유로존의 서비스 가격 상승률은 지난 10월 4.6%에 달했다. BOE의 데이브 람슨 부총재는 "서비스 분야는 경제 중에서도 노동 집약적인 분야"라며 "서비스 가격 하락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추세는 대서양 건너편의 미국도 다르지 않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연준) 물가 억제를 위해 지난 5월까지 15개월 동안 10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지난 6월 회의에서 일단 금리를 동결했지만 7월 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0.25%p 인상, 5.25~5.5% 구간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2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과 11월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하자 더 이상 금리 인상이 어렵다며 연준이 내년 5월 이후 연말까지 0.25%p씩 4차례에 걸쳐 금리를 낮춘다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FT는 미국 역시 지난 10월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5.1%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10월 종합 물가상승률은 3.2%로 지난 6월 이후 증가세를 보였다. 컨센서스이코노믹스는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내년 1월까지 3%를 넘길 것이라며 2024년 연말에나 2.4%까지 내려간다고 전망했다.
이는 연준 및 ECB의 정책 목표(2%)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숫자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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