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학생 6만명 대상 조사, 여학생 30% 우울감 호소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늘 긍정적 사고, 폰 사용 제한"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 초·중·고교생 10명 가운데 4명이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 30%가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돼 학업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관리가 절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이 지난해 전국 800개 초중고교의 학생 6만여명을 대상으로 흡연, 음주 등 청소년 건강행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11일 질병청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에 따르면 1주일에 5일 이상 아침식사를 거른다는 초·중·고교생이 남학생, 39.7%, 여학생 42.6%나 달했다.
시·도별로 살펴보면 인천이나 충남·전북의 학생들이 평균 이상으로 아침식사를 거르고 다녔다.
주 3회 이상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경우도 남학생 29.2%, 여학생 24.4%로 각각 나타났다. 하루 한 차례 이상 과일을 먹는다는 학생들은 남녀 모두 15% 정도에 그쳤다. 학생 60% 이상 탄산·에너지·과즙·커피·가당 우유 등 단맛이 나는 음료를 섭취하고 있었다.
체중관리 등 여러 이유로 식생활 지표가 나빠진 학생들이 과연 신체활동은 얼마나 적극적이었을까.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숨이 찰 정도의 신체활동을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실천했다는 초·중·고 여학생은 9.2%에 불과했다. 남학생의 경우 이보다 2.5배 정도 많은 24.6%에 달했다.
신체활동을 하는 남학생 10명 가운데 4명이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역기 들기, 아령, 철봉 등 근력강화운동을 주 3일 이상 실천했다.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은 하루 455분간 공부 등 학습을 위해 의자에 앉아서 보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온종합병원 소아청소년센터 오무영 센터장(전 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은 "아침식사를 거르면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져 영양 불균형과 점심이나 저녁의 과식으로 이어지면서 비만 위험도 증가하는 등 청소년기 성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침 결식은 혈당이 떨어지면서 집중력 저하로 이어져 학업 성취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청소년기엔 세 끼 균형 잡힌 식사습관을 통한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청소년 상당수가 우울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조사돼 청소년 정신건강 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최근 1년간 보름 정도 일상생활을 중단할 만큼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다는 남학생이21.4%, 여학생은 30.9%로 각각 나타났다.
시·도별로는 전북에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서울, 경기, 전남, 경남, 부산 순이었다.
청소년기 우울감 해소를 위해서는 충분히 수면을 취하면서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청소년의 체력을 증진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청소년기에는 신체건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영양소가 부족하면 우울감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종합병원 정신건강증진센터 이수진 과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은 "우울감이 심한 청소년은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사용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사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덜 받고 우울감을 예방할 수 있다고 이 과장은 덧붙였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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