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을 비롯한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17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양터널 유료화 연장 결정 중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민자 유료도로가 있는 지역은 부산이다”라며 “시민들의 부담은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 그런데 부산시가 민자 관리 운영기간이 끝나 공공으로 이관되는 백양터널의 유료화를 유지한다면 시민 부담은 다시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 부산에는 백양터널을 비롯해 총 8개의 민자 유료도로가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료도로를 운영 중인 것으로, 백양터널은 내년 1월 민자 운영 종료를 앞두고 있다.
시는 이러한 결정에 대해 ‘백양터널 재정지원금 940억원에 대한 회수’ ‘무료화 전환 시 교통 혼잡 우려’ ‘증설형 민자 사업 시행에 따른 유료화 연속성 고려’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에 단체연대는 “부산시는 관리 운영기관 만료 3년 전에 세웠어야 할 ‘백양터널 관리이행계획’을 7개월 남짓 남은 시점에 부산시의회에 보고했다”며 “뿐만 아니라 부산시 감사위원회의 특정감사에서도 재정지원금에서 부가세를 제외하지 않고 지급해 유료도로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시의 ‘백양터널 민간투자사업 추진 방식 결정 동의안’을 살펴보면 기존 백양터널을 10년간 ‘소형차 기준’ 500원을 징수하고 관리는 부산시설공단에 위탁하는 것으로 제시됐다. 유료화에 따른 운영 수입은 ‘유료도로 특별회계’로 관리하며 관문대로 유지 개선 사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신백양터널 민간투자사업’은 기존 터널 왕복 4차선을 7차선으로 증설, 신규 3차로는 모라 방향으로 두며 오는 2031년 1월부터 2060년 12월까지 30년간 민간이 운영한다.
단체연대는 “부산시의 민투사업 계획을 종합하면 백양터널은 지난 25년 민간 통행료를 걷은 것에 더해 최대 65년까지 통행료를 부과하게 된다. 이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건설행정”이라며 “관리주체가 민간에서 공공으로 이관함에도 유료화가 유지되는 건 전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유료화 유지와 신규 터널 증설은 ‘공개성의 원칙’에 따라 전문가와 이용자, 주민 등 이해관계자 모두와 함께 공론화 과정을 충분히 거친 뒤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도로계획과 관계자는 “최근 민자 유료도로 공공이관 관련해 시민단체들, 교수 등과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여러 논의를 했다. 시민 입장에서 당연히 무료를 더 선호한다는 응답도 나왔으나, 무료 전환했을 경우 현 백양터널의 통행량이 40% 넘게 증가한다는 예측 결과가 나와 숙의를 거쳤다”며 “교통수요 대책 일환으로 나온 요구사항 가운데 현 터널의 증설 필요성이 있기에 유료화를 유지하되, 해당 요금으로 특별회계를 조성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백양터널 교통 문제 개선을 위한 ‘재투자 사업’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향후 증설될 터널 요금은 현행 요금보다는 더 낮게 책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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