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카지노 재투자, 월 5% 이자 줄게"…2900억 꿀꺽한 '자매' 피해자만 600명

뉴스1

입력 2024.07.03 12:01

수정 2024.07.03 13:19

현장에서 압수된 범행 이용 통장 묶음. (금수대 제공)
현장에서 압수된 범행 이용 통장 묶음. (금수대 제공)


경찰이 주범 A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금수대 제공)
경찰이 주범 A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금수대 제공)


(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잘나가는 사업가 행세를 하며 주부 등 중년 여성들로부터 6년간 2878억원을 뜯어낸 자매와 사기 전과범 일당이 3명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친인척 차명 계좌를 동원해 경찰을 따돌렸고 피해자만 600명이 넘는다.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경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총책 60대 여성 A 씨와 최상위모집책인 50대 여성 B 씨 등 2명을 지난해 10월 구속 송치했다. 재판부는 올해 5월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17년, B 씨 등 2명은 징역 10년을 각각 선고했다.

사기 등으로 전과 8범인 A 씨는 2016년 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서울 마포구, 서대문구 등에서 잘 나가는 사업가 행세를 하며 본인이 운영하는 대부업체에 투자하면 카지노 등에 재투자해 매월 투자금의 5%를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투자자들을 유혹했다.


또다른 주범이자 자매 관계인 B·C씨는 보험업 종사 이력을 활용해 기존 보험 가입자에게 접근, 이들로 하여금 아파트 담보, 신용 대출을 받게한 후 그 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와 이들 자매는 C씨의 시누이 소개로 알게됐는데, 시누이도 이들로부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대부분 40~50대의 중년 여성으로 총 603명이다.

이들 범행엔 A 씨의 오빠와 조카 등 친인척 4명도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이들로부터 차명 계좌를 제공받은 뒤 명절에 피해자들로부터 지급받은 선물, 상품권 등을 집으로 운반하게 하는 등 범행에 이용했다. 다만 이들은 범행 사실을 알고 돕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총 피해액은 2878억원으로, 이중 1067억원은 주범 3명이 편취하고 1800억원 상당은 중간모집책이 유사 수신 행위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중간 모집책들은 주범과 A 씨의 친인척을 고소하고 수사 촉구 집회를 개최하는 등 피해자인 것처럼 가장해 수사망을 피하려 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A 씨 등 주범 및 관련자 진술, 범행 이용 계좌 거래 명세를 토대로 친척 4명과 중간 모집책 14명을 각각 지난해 10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불구속 송치했다.
범죄 수익 처분을 막기 위해 주범들의 재산 73억원에 대한 기소 전 추징 보전도 청구했다.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최대 1년 6개월의 징역 및 집행유예 선고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역에 기반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민생침해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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