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잠긴 자동차의 문을 따 지갑을 훔치고 주차된 오토바이를 훔쳐서 모는 등의 비행을 반복적으로 저지른 10대 청소년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이 청소년은 소년법에 따라 형을 감경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특수절도, 특수절도미수, 사기, 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 미조치·무면허운전), 재물손괴, 자동차불법사용, 폭행, 점유이탈물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A 군의 상고심에서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벌금 3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A 군은 2022년 6월 4일부터 10월 21일까지 모두 48회에 걸쳐 문이 잠기지 않은 채로 주차된 차량의 문을 열고 총 3700여만 원의 지갑 등을 훔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았다.
면허가 없는 상태로 타인의 승용차와 오토바이를 마음대로 운전한 혐의, 운전 중 가로수와 보도블럭을 들이받고 동승자를 다치게 한 뒤 도주한 혐의, 주운 신용카드로 시가 134만 원 상당의 아이폰 2대를 구입한 혐의 등도 있다.
게임을 하던 중 화가 난다는 이유로 35만 원 상당의 컴퓨터 모니터를 주먹으로 부순 혐의, 자신을 훈계하던 40대 남성의 태도에 불만을 품고 세게 밀쳐 폭행한 혐의, 택시를 타고도 요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도 기소됐다.
1심 재판 당시 A 군은 소년법에 따라 처벌받는 만 18세의 미성년자였다. 앞서 유사한 범행으로 2023년 3월 7일 인천가정법원에서 소년법상 제10호 보호처분 결정을 받아 소년원에 장기송치된 상황이었다.
1심은 A 군에게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1심은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뒤늦게나마 반성하고 있다"면서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왔고 범행의 횟수, 내용, 피해자의 수와 피해금액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군은 형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도 1심과 같은 결론을 냈다.
대법원 역시 상고를 기각했다. 소년법상 감경 사유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소년법 60조 2항은 소년의 특성에 비춰 상당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소년법에 의한 형의 감경은 필요적인 것이 아니고 법원의 자유재량에 속하는 임의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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