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사망으로 정신적 고통 호소.. 정상 참작
[파이낸셜뉴스] 산책로에서 만난 행인들이 자신을 스토킹한다고 주장하며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한 40대 여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최형준 판사는 특수상해, 폭행 혐의를 받는 서모(49·여)씨에게 지난 14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했다.
서씨는 지난해 9월 16일 서울 노원구 산책로에서 반려견과 산책하던 피해자 A(44·여)씨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눈과 이마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다. 이 폭행으로 A씨는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당시 서씨는 A씨가 자신을 스토킹한다며 신고를 했고, 이에 A씨가 위해가 될 것을 염려해 본인의 휴대전화로 촬영하려고 하자 폭행을 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씨는 지난해 10월 11일에도 같은 산책로에서 지체 장애를 가진 피해자 B(70·남)씨가 자신을 스토킹한다며 주먹으로 B씨의 얼굴을 때리고 밀쳐 발로 얼굴을 차는 등 폭행한 바 있다.
재판 과정에서 서씨 측은 "(폭행은) 스토킹행위를 방어하기 위한 정당방어에 해당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판사는 "피고인이 산책로에서 불특정 피해자들을 상대로 상해를 가하고 폭행을 한 사안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라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은 불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과거 남편의 사망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그로 인한 불안정한 정신 상태가 이 사건 범행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라고 판시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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