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작가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여파로 자신의 책 판매량도 증가했다며 식사를 대접을 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극본 박상영/연출 손태겸 허진호 홍지영 김세인)의 극본을 맡은 작가 박상영 인터뷰에서 그는 작품에 대해 언급했다.
박 작가는 "드라마에서 가장 추천하는 에피소드는 5~6회"라며 "작품의 허리가 되는 부분이고, 캐릭터의 희로애락과 일상 연애의 온도를 담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감독님이 대본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살려주셔서 영혼이 통하는 기분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작 팬들도 우리 드라마를 보고 책 속에서 캐릭터가 살아나온 것 같다고 한다, 원작보다 재밌다는 반응도 있는데 그러면 섭섭하기도 하지만 기쁘다"라며 웃었다.
소설은 작가 내면의 목소리를 담아내 상대적으로 상업성을 덜 고려하지만, 거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드라마 시장에서는 이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극본을 새로 쓰면서 간극에 대한 고민은 없었을까. 박 작가는 "나 역시도 소비할 때 가성비를 따지는데 거대한 자본 투자의 무게감을 당연히 안다, 돈 쓴 사람 손해 보게 하지 말자는 강렬한 동기가 있었다"라며 "피드백을 받을 때 항상 100% 수용하려고 했다, 감독님이 요구하는 부분과 제작사가 요구하는 바를 거의 들어드리려고 했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기대하는 성적은 있을까. 박 작가는 "그런 건 없고 이런 이야기를 기대하던 분들에게 찾아갈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라며 "이 이야기가 필요하던 분들에게 닿았으면 한다"라고 했다. 다만 재밌게는 봐주길 바란다며 "우리 배우들 한류스타 만들어줄 거라고 했는데, 이 약속을 지킬 수 있게, 12개국에서 팬미팅을 할 수 있게 성원 부탁한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 작가는 퀴어 장르를 선도하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드라마 작가로는 어떤 작가이고 싶을까. 그는 "한계 없는 작가이고 싶다, 기존 시장이 가진 금기와 불문율을 깨고 싶다"라며 "'대도시의 사랑법'도 여러 난관에 부딪혔지만 어쨌든 해내지 않았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여러 시장에서 잘 얘기되지 않는 부분을 생산하는 드라마 작가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최근 원작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소설이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적이 있는데,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로 부커상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 이에 박 작가는 "요즘 출판사에서 책 5000부를 찍는다는 문자가 와 행복하다"라며 "한강 작가님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영화와 드라마라는 호재, 한강 작가님 덕분에 5년 전에 나온 책이 '붐 업'해서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작가 고영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청춘의 로맨스를 그린다.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후보이자 동명의 베스트셀러 원작자인 박상영 작가가 극본을 맡아, 연작 소설집 안에 담긴 네 편을 모두 드라마화했다. 에피소드별로 연출을 달리하는 할리우드 시스템을 차용해 손태겸, 허진호, 홍지영, 김세인 감독이 각자의 연출 스타일로 2부작씩, 총 8편의 시리즈를 완성했다. 21일 티빙에 공개, 전편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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