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김재영이 '지옥에서 온 판사'로 박신혜의 남자로 활약한 소감과 연기자로서의 고민에 대해 털어놨다.
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는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극본 조이수 / 연출 빅진표 조은지 / 이하 '지옥 판사') 주연 김재영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옥 판사'는 판사의 몸에 들어간 악마 강빛나(박신혜 분)가 지옥같은 현실에서 인간적인 열혈형사 한다온(김재영 분)을 만나 죄인을 처단하며 진정한 판사로 거듭나는 선악공존 사이다액션 판타지 드라마다.
김재영은 극 중 노봉경찰서 강력 2팀 형사 한다온 역으로 열연했다. 한다온은 극 중심을 관통하는 연쇄살인마 J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로, 범인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분노와 법 심판대에 세워 처벌을 받게 하고자 하는 공정성 사이에서 번민하는 인물. 특히 김재영은 한다온의 상처 뿐만 아니라, 형사로서의 정의감과 강빛나(박신혜 분)와 달콤살벌 케미는 물론, 애틋 멜로까지 그려내 호평을 끌어냈다.
이날 김재영은 '지옥 판사' 흥행에 대한 부모님의 반응을 전했다. 그는 "일단 드라마가 좀 잘 됐으니까 부모님도 되게 좋아하신다"며 "사실 부모님이 제가 나온 드라마를 끝까지 보신 적이 거의 없다, 너무 어둡다 하시더라"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이어 "그러다가 이번에는 재밌게 보시길래 그게 제일 만족도가 크다"며 "친구들도 너무 재밌다라고 얘기를 계속해 주니까 좋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김재영은 아들의 드라마를 끝까지 보지 않았던 부모님에 대해서는 "취향이 있으셔서 냉정하시다"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또한 어머니의 냉정한 피드백에 대해서는 "처음엔 말랐었는데 '너무 살 빼지 말아라'라고 하셨다"며 "왜냐하면 남자가 조금 체격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하셔서 그다음부터 좀 살을 찌우면서 촬영을 했는데 나중엔 '너 왜 자꾸 관리를 안 하냐'고 하시더라"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김재영이 "캐릭터 때문에 그런 건데 일단 안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며 "어머니가 제게 한 번도 잘생겼다는 얘기를 안 해주셨다, 그래서 농담으로 '나 잘생긴 편'이라고 했는데 어머니는 절대 아닌 것 같다고 TV에 나오는 연예인들과 비교하셨다"고 말해 짠내를 자아냈다. 또 그는 "제가 눈매가 찢어진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말씀하신다, 어머니는 저보단 순둥한 느낌을 좋아하신다"는 취향을 밝혀 웃음을 안겼다. 이어 "예전에 샤이니 민호와 영화를 찍었는데 그때도 민호를 되게 좋아하셨다"고 씁쓸해하는 모습으로 폭소를 자아냈다.
'지옥 판사'의 흥행으로 연말 시상식을 기대하냐는 질문에는 "그런 건 꿈도 안 꾼다"며 "상에 대한 기대는 아예 없다"면서도 "신혜가 좋은 것 하나 받고 그러면서 '재영 오빠 고마웠어' 이런 말 한마디만 해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김재영은 박신혜와 호흡을 맞추게 됐을 당시에 대해 "잘 됐다 했다"며 "왜냐하면 박신혜 씨가 했던 작품이 잘 된 게 많고 초반에 작품 들어갈 때 'SBS 불패'라고 하더라, 워낙 SBS에서 잘된 작품이 많으니까 '나도 이제 잘 되겠구나' 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또 그는 박신혜와의 로코 호흡에 대해서는 "코로를 너무 잘해서 많이 알려줬다"며 "저한테 '오빠 여기는 이렇게 하는 게 좋아, 더 장난스럽게 해야 해'라는 등 부분을 많이 알려줬는데 확실히 신혜는 그런 게 탑재돼 있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또 그는 "쳐다볼 때 눈빛이나 표정 변화, 이런 걸 너무 사랑스럽게 잘 표현해주니까 '정말 로코를 잘 하는 친구구나' 다시 한번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신혜와 키스신에 대해서는 "많이 떨렸다"며 "제가 약간 버벅됐던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그는 "신혜도 '왜 이렇게 떠냐'고 했다"며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키스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까먹었다, 드라마를 보면 한번에 찍는 게 아니고 여러 번 찍지 않나, 당시 저녁도 제대로 못 먹고 찍었던 것 같다"고 털어놔 웃음을 더했다.
김재영은 제작발표회 당시 "박신혜의 남자가 됐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해 주목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엄청 만족한다"며 "이 정도면 거의 꿈을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동안 나온 드라마에서 정말 유명한 배우분들과 많이 했었다"며 "수치상으로 잘 안됐을 때 약간 병이 생겼다, 우울감을 항상 달고 다녀서 주변 친구들도 '왜 그러냐'고 했는데 사람은 욕심이 많으니까 저도 더 잘하고 싶고 성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재영은 "'내가 뭘 잘못한 거지?'라는 오히려 자기를 반성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다"며 "'너를 닮은 사람'으로 고현정 선배와 호흡을 맞췄는데 '고현정의 남자' 하면 다 스타가 되고 그랬던 시기가 있었다, 사람이 어쩔 수 없이 꿈은 크게 갖게 되지 않나, 당연히 그때 좋은 평도 많았어서 얻은 것도 많았지만 혼자 욕심이 많아서 그런 부분이어서 고민이 많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김재영은 유쾌한 반전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는 "원래 밝은 사람이고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고 말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항상 캐릭터적으로 어쩔 수 없는 것 같더라"며 "저보다 밝아 보이는 배우들도 많고 제가 어둡게 보이나 보더라, 그래서 그런 쪽의 캐릭터들의 캐스팅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그는 "로맨틱 코미디나 망가지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며 "백수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바랐다.
예능 출연 가능성에 대해서는 과거 출연했던 KBS 2TV '인간의 조건'을 언급하며 "그때 '나는 예능을 절대 할 수 없는 사람이구나'를 그때 느껴서 너무 힘들더라"며 "가끔 주우재 씨 유튜브에 나오긴 나오는데 그걸로는 별로 효과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김재영은 '지옥 판사'로 올해를 마무리하게 된 데 대해 "너무 행운 같은 한 해"라며 "좋은 마무리를 하고 이렇게 팬미팅도 할 수 있었던 기회도 생겨서 너무 행복하면서도 작품에 대한 욕심이 더 많이 생긴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앞으로 더 많이 이렇게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을 많이 해야겠다 싶다"며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참 좋을 것 같다, 어려운 목표긴 한데 뭔가 망가지는 캐릭터도 고를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옥 판사'는 8회 13.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자체최고시청률을 달성했으며, 마지막 회인 14회에서 11.9%로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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