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갑지 않은 분당 주민
"판교보다 서울 먼저 찾지 않을까"
전문가 "집값 불안 요인 없지만 교통체증 우려"
10일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에 거주 중인 A씨는 지난 5일 국토교통부의 서울 서초구 서리풀 지구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발표가 달갑지 않았다. 서초구 원지동·신원동·염곡동·내곡동·우면동으로 이뤄진 서리풀지구에 2만가구를 신규 공급한다고 하니 인근인 분당의 집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A씨는 "강남권에서 출퇴근 하는 사람도 분당에 많이 사는데 아무래도 서리풀에 새집이 대거 들어서면 그쪽을 먼저 알아보지 않겠나"라고 우려했다.
반면 한 네티즌은 "분당에도 그린벨트가 많은데 서리풀이 해제됐으니 다음은 우리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부동산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서리풀 개발이 분당·판교 뿐만 아니라 과천, 안양, 의왕, 하남 등 경기 남부지역의 부동산에 악재냐 호재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악재로 볼 필요는 없다는 시각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과거에도 내곡동이나 우면동에 주택공급이 됐다고 해서 인근 경기 집값이 떨어지지는 않았다"며 "집값 불안 요인은 없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당장은 영향이 없고 실제 공급이 시작되는 5년 후쯤이 돼야 알 수 있겠지만 분당은 서울과 별개로 꾸준한 개발이 이뤄지는 곳이라 서리풀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교통체증 등 분당 주민들의 생활 불편은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송 대표는 "서리풀지구가 서울 중심부와 분당의 중간지점이다 보니 대규모 유동인구가 생겨 분당 주민들은 출퇴근에 대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용산구에서 출퇴근 중인 분당 정자동 주민 B씨는 "가끔 차로 출퇴근하면 서초, 양재쪽이 꽉막혀 편도만 2시간"이라며 "경부고속도로 진입이 더 오래걸리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교통체증 심화를 예방할 방안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국토부는 서리풀지구를 가로지르는 신분당선에 추가역 신설을 검토할 방침이다. 신설 역사가 들어선다면 양재시민의숲역과 청계산입구역 중간지점일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국토부는 서리풀지구를 신규주택 후보지로 최종 선정해 최대 28층 높이의 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2만가구의 공급물량 중 55%인 1만1000가구는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미리 내 집)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오는 2029년 첫 분양, 2031년 첫 입주가 목표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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