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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허해져 ‘화’ 날뛰는 ‘음허화동(陰虛火動)’… 얼굴 붉어지고 입마르는 등 인체 상부에 증상 나타나 [한의사曰건강꿀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1.17 06:00

수정 2025.01.17 06:00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새해 첫날 아침에 방송된 모 TV 프로그램에서 필자가 '음허화동(陰虛火動)'이라는 개념을 말한 적이 있었다.

말 그대로 음(陰)이 부족해지면 화(火)가 움직인다는 뜻인데, 사실은 단순히 움직이는 것을 넘어 날뛴다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중년 여성의 경우에 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마치 몸속의 우물이 말라 들어가는 것과 비슷해지기 때문에, 음혈이 부족해지고 피부가 건조해져서 결국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살도 생긴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이러한 음허화동 증상은 남성에게도 잘 일어난다. 주로 몸이 좀 마른 편이거나 얼굴색이 붉거나 까무잡잡한 경우에 많이 나타나는데, 실제로 이런 사람들은 자주 흥분하거나 화를 잘 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몸속에 있는 불의 기운은 물이 둘러싸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는데, 이렇게 화를 억누르고 있던 물의 기운이 약해지면, 그 동안 억제되어 있던 화가 솟구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증상은 주로 인체의 상부에 나타난다. 흔히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올라왔다.'는 표현을 쓰는 것처럼, 머리와 얼굴 가슴 등에 증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탈모 증상이 생기거나 모낭염이 생기기도 하며, 얼굴이 발개지거나 땀을 많이 흘리기도 한다.

또한 얼굴과 목 등에 여드름과 같은 피부질환이 생기기도 하며, 눈이 충혈 되거나 코피가 자주 나기도 한다. 입이 바짝 마르다 못해 혀가 갈라지거나 입술이 트기도 하는데, 궤양이나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밖에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가슴이 답답한 것도 화병의 증상인 경우들이 많다. 특히 본인은 실제 열감을 느끼지만, 막상 체온을 재보면 정상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서양의학에서는 이러한 증상에 뾰족한 치료법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근에 내원했던 A씨의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사실 A 씨는 항암치료를 받은 이후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그냥 여기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갈라진 혓바닥 사이로 음식이 닿을 때마다 통증을 느끼는 정도가 너무 심해져, 결국 한의원을 찾아왔다고 했다.

이러한 경우 무조건 해열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진액을 보충하고 화를 내려서 근본적으로 음양의 균형을 맞춰주는 한약을 처방한다.

A 씨는 한약 복용 일주일 후부터 얼굴에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처럼 이상하게 간질거리던 느낌부터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니 만약 이러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까운 한의원부터 찾아가보자.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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