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뉴스1) 손도언 기자 = 충북 제천시로 이주해 온 고려인 한 가족이 지역 '고려인 사회'에서 본보기로 떠오르고 있다.
제천시 청전동에 거주하고 있는 발렌티나 씨(48·여·우즈베키스탄·고려인 3세)는 남편 알렉섹(50), 어머니 리다(73), 딸 나타샤(25), 사위, 손녀 등 대가족을 이루고 있다.
발렌티나 씨는 5년 전부터 제천에서 식료품점을 운영 중이다.
식료품점은 우즈베키스탄 전통 빵과 과자, 통조림, 차 등 50여 종의 가공식품들을 진열하고 팔고 있는데, 대부분 고려인 입맛에 맞춘 제품들이다.
식료품점은 오전 7시에 문을 열어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고려인들이 주로 이 식료품점을 이용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제천시민들도 물건을 사러 온다.
발렌티나 씨는 "2023년 제천시의 '고려인 이주 정착 지원' 등으로 고려인 인구가 많이 늘었다"며 "덕분에 가게 매출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 가족은 식료품점에서 얻은 수입으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다"며 "먹고 지내는데 부족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새로 제천으로 이주하는 고려인들은 발렌티나 씨 가족으로부터 한국문화와 예절, 사업 계획, 지역 기업체 채용 정보 등을 익히며 한국사회 적응에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나 발렌티나 씨 등 고려인들이 제천에 거주하면서 가장 불편한 점은 '언어소통' 문제다.
고려인들은 제천 재외동포 지원센터에서 한국어 교육 등을 받으면서 언어 소통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다.
제천에 거주 중인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러시아 출신 등의 고려인은 이달 중순 현재 91세대 226명이다. 30~40대가 절반가량 차지하고, 초·중·고 학생들이 150여명에 이르면서 그들의 경제력과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
시는 이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다. 초등생부터 대학생까지 자녀를 둔 가정에 장학금을 지원해 주고, 지역 종합병원에서의 의료비 등을 할인해 준다.
김영중 제천시 미래전략팀 주무관은 "발렌티나 씨 대가족은 제천으로 이주해 온 새내기 고려인들에게 큰 힘이 되고 본보기가 되고 있다"며 "고려인들은 우리나라 문화에 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는데, 인구 증가는 물론 지역 기업체의 부족한 일손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려인들이 제천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거주지 문제 해결, 기업체 취업 알선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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