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번지는 차액가맹금 소송 "프랜차이즈 본사·점주 모두 공멸"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2.19 18:42

수정 2025.02.19 18:42

벌써 10곳 넘게 소송 움직임
소송 휘말리면 브랜드 이미지 추락
韓 프랜차이즈 대부분 로열티 없어
'부당이득' 피자헛과는 상황 달라
업계, 협회와 대응책 마련 분주
지난해 말 법원의 회생절차에 들어간 피자헛이 가맹점주들과의 차액가맹금 소송까지 패소 위기에 처하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서울시내 한 피자헛 매장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말 법원의 회생절차에 들어간 피자헛이 가맹점주들과의 차액가맹금 소송까지 패소 위기에 처하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서울시내 한 피자헛 매장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전북 피자헛 군산수송점 매도합니다."

회원수 172만명의 자영업자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지난 11일 이런 글이 올라왔다. 게시글 작성자는 '급매'로 해당 매물을 내놨다고 밝혔다. 최근 피자헛이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자 권리금을 깎더라도 매장을 서둘러 매도하려는 점주들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맹점주들은 회생절차 전에 본사를 상대로 제기한 차액가맹금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피자헛이 수 백억원을 배상할 위기에 처했다.



피자헛발 차액가맹금 소송이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피자헛과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의 상황이 다른데 소송에 휘말리면 이미지 훼손으로 본사와 가맹점주 모두 공멸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9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피자헛이 촉발한 차액가맹금 소송이 치킨, 피자, 슈퍼 등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로 번지며 프랜차이즈협회와 본사들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피자헛 소송을 대리한 A법무법인은 다른 업종까지 확대해 차액가맹금 소송을 접수받고 있다. 소송에 참여할 가맹점주를 모집하는 브랜드만 10여개에 달했다. △bbq △bhc △굽네치킨 △두찜 △배스킨라빈스 △지코바 △처갓집양념치킨 △파파존스 △푸라닭 등이다. 이보다 앞서 롯데슈퍼와 교촌치킨 등도 소송에 휘말렸다.

차액가맹금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며 남기는 일종의 유통마진이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9월 한국피자헛에 계약서에 기재되지 않은 차액가맹금 수취분은 '부당이득'이라며 가맹점사업자 94명에게 210억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을'인 가맹점주가 '갑'인 본사를 상대로 1심에 이어 2심까지 승리를 거둔 이례적인 판결이었다. 이후 소송에 참여한 로펌들은 가맹점주에게 '30만~50만원으로 집단 소송에 참여하면 승소해 100만원을 돌려주겠다'는 식으로 설명하며 국내 프랜차이즈 본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피자헛의 사례와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한국 피자헛의 경우 유통마진(차액가맹금)과 함께 매출의 일부를 가져가는 로열티도 가맹점주에게 부담시켰다. 로열티를 받는 상황에서 가맹점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차액가맹금을 징수한 것이 소송 패소의 결정적 이유다.

반면,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부분 로열티없이 차액가맹금만 의존하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이달 초 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한국 프랜차이즈 업계는 가맹점사업자와의 명시적·묵시적 동의 하에 차액가맹금을 수취해 왔다"며 "차액가맹금 자체가 일방적으로 가맹본부에 이득이 되거나 가맹점사업자에 손해가 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협회에 따르면 현재 외식업 가맹본부의 90%가 차액가맹금을 받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본사의 수익 구조가 차액가맹금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차액가맹금 소송이 이어질 경우 본사는 물론 가맹점주도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타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실시간핫클릭 이슈

많이 본 뉴스

한 컷 뉴스

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