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특정 단백질 변화가 패혈증을 악화시켰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0 14:41

수정 2025.03.10 14:41

POSTECH, 패혈증 환자 피에서 특이점 발견
새로운 패혈증 치료 전략 개발의 가능성 열어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박승열 교수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박승열 교수


[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박승열 교수팀은 패혈증 환자의 혈액에서 특정 단백질에 당분자의 결합하는 방식의 변화로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진은 패혈증을 겪고 있는 환자의 혈액 내 단백질 변화가 면역 반응을 어떻게 조절하는지를 규명한 최초의 연구라며,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패혈증은 단순한 감염을 넘어 면역 체계를 과도하게 자극하는 위험한 질병이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47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며, 특히 패혈증 쇼크 치사율은 60%에 달한다. 그러나 이 질병의 정확한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아 현재로서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연구진은 패혈증 환자 혈액에서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면역과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합토글로빈(haptoglobin)'의 '당분자 결합(당화)' 패턴이 정상인과 달랐던 것이다.

특히, '푸코실화(fucosylation)'라는 특정한 당화 과정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면서 변형된 단백질이 마치 면역 시스템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알람'처럼 작용했다. 이 단백질은 '민클(Mincle)'이라는 면역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해 강력한 염증 반응을 일으켰다.

연구진은 푸코실화된 합토글로빈을 실험용 쥐에 투여한 결과, 여러 조직에서 염증 수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해당 단백질이 패혈증의 위험한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핵심 요소임을 보여준 것이다.
박승열 교수는 "향후 푸코실화된 합토글로빈을 활용한 치료 전략이 패혈증 치료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충남대 조은경 교수도 "이를통해 패혈증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고, 나아가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중요한 연구로 임상의학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진은 충남대 의대 조은경 교수팀, 강동성심병원 박소영 교수 연구팀과 함께 이같은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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