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성·상호성이라는 새 기준으로
상호관세 부과후 새 양자협상 시작"
對美흑자 한국도 새 협정 대상될듯
소고기·비관세장벽 파상공세 예고
상호관세 부과후 새 양자협상 시작"
對美흑자 한국도 새 협정 대상될듯
소고기·비관세장벽 파상공세 예고
![새로운 무역협정 공언한 美… 한미 FTA 전면 개정? 새 협정? [한미 FTA 재협상 전운]](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3/17/202503171846538591_l.jpg)
미국 정부가 무역 상대국들과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을 공식화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발등의 불이 됐다. 한미 FTA가 대폭 개정되거나, 이를 대체할 새로운 협정 추진이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은 16일(현지시간) 4월 2일부터 전 세계 무역상대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고와 관련, 이를 재확인하면서 상호관세를 부과한 뒤 새로 양자협정을 체결하겠다고 밝혔다.
■루비오, "양자협상을 시작할 것"
루비오 장관이 이날 미국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새 협정과 관련, "기준선(baseline)을 다시 정하고, 그 뒤 전 세계 국가들과 합리적인 새로운 무역협정을 위한 양자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 양자협정의 토대가 될 '새로운 기준선'으로 공정성과 상호성을 제시하면서 "그래야 우리의 무역이 공정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무역 상대국의 관세장벽과 비관세장벽을 모두 고려해 4월 2일부터 상호관세를 부과하고, 그 뒤 전 세계 무역 상대국들과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로드맵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과 무역에서 흑자를 거둬 온 한국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압력이 거세질 전망이다.
미국의 우리에 대한 요구와 압박 수위는 국가별 상호관세에서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이날 루비오 장관은 유럽연합(EU)을 지목하며 한국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미 무역에서 이익을 거둬가는 국가들과의 교역조건 등 구조를 손보겠다는 것이 트럼프 정부 입장이어서 이를 피해가기는 어렵게 됐다. 미국 상무부 집계에 따르면 한국은 2024년 기준 대미 무역흑자액이 660억달러(95조6142억원)로 흑자규모 순위 9위를 기록했다.
■한미 FTA, 대폭 개정 또는 전면 새 협정 기로에
'새로운 기준선'에서 한미 FTA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의회 연두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미국 관세의 4배"라고 꼭 집어 문제 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취임 직후부터 한미 FTA를 "끔찍한 합의"라고 비판해 왔다. 당시 미국 측은 한미 FTA 폐기를 위협했고, 2017년 7월 공식적으로 협정 개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한국에 대한 시각을 보여준다.
무역역조 개선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 자신이 체결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도 무시하고 관세를 부과하는 등 기존 협정 파기를 전혀 꺼리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미국의 무역역조와 재정적자를 잘못된 무역협정과 무역 상대국들의 비관세장벽 등 불공정 관행 때문이라고 비판해 왔다. 잘못된 협정으로 미국이 역조를 떠안게 됐고 무역 상대국들은 불합리한 이득을 얻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양한 비관세장벽도 문제 삼아
루비오 장관도 이날 미국 내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가 나오는 이유로 이 같은 왜곡된 교역구조가 배경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이 되기 전인 1980년대부터 이 문제를 지적해왔다"며 "새 무역협정은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하는 등 이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
트럼프 정부는 환율, 보조금 등 다양한 비관세장벽까지도 고려한 상호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미국은 30개월 이상 연령의 소고기 수입금지, 구글 및 애플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을 규제하는 '플랫폼법', 자동차 배출가스 등과 관련한 국내 환경규제 등을 비관세장벽으로 지적해 왔다.
한편 트럼프 1기 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 등을 지낸 캘리 앤 쇼는 1월 24일 한경협 세미나에서 "미국은 통상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멕시코, 캐나다, 중국이 주요 타깃이지만 한국도 안전지대는 아니며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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