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관 투자가들이 뉴욕 증시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과 달리 개미 투자자들은 올해 670억달러(약 98조원) 규모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순매수 규모 710억달러를 소폭 밑도는 수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정책과 정책 불확실성 속에 기관들은 유럽, 중국 등으로 갈아타고 있지만 개미들은 미 주식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시장데이터 제공업체 밴다트랙 자료를 인용해 올해 미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개미 투자자들 자금 670억달러가 순유입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오락가락 관세정책,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 등으로 미 AI 테마, 뉴욕증시 전반이 고전하고 있지만 개미들은 여전히 뉴욕증시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과거 경험이 개미들을 저가 매수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미 투자자들이 많이 활용하는 플랫폼인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최고시장전략가(CMS) 스티브 소스닉은 “저가 매수는 지난 5년 동안 4년이나 긴요하게 써먹은 실패할 염려가 없는 전략이었다”고 말했다.
소스닉은 이어 “그렇게 오랫동안 뛰어난 성과를 낸 터라 (개미 투자자들이) 조건반사처럼 이에 집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 정보를 교환하는 주요 소셜미디어인 레딧의 ‘월스트리트 벳츠’ 창에는 “바닥을 존중하고, 바닥으로 떨어져라. 그리고 바닥에서 사라!”는 말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올해 뉴욕 증시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 하락했고, 이 가운데 기술업종은 8% 급락했다.
지난해 이맘때 S&P500이 M7 빅테크 주도로 상승세를 탄 것과 다르다.
뉴욕 증시는 트럼프가 관세를 ‘유연하게’ 적용하겠다며 21일 시장 개입에 나선 뒤 25일까지 거래일 기준으로 사흘을 내리 상승세다. 이 상승세는 M7 빅테크가 이끌고 있다.
월스트리트 유명 시장전략가인 짐 폴슨은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 시장 추가 하락을 걱정하기보다는 저가 매수 기회를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앞서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500이 올해 25거래일을 하락했지만 개미들은 단 7거래일 동안만 순매도에 나섰다.
반면 기관들은 다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대형 기관 투자가들은 이달 들어 미 주식 비중을 대거 축소하고 있다. 축소 규모가 ‘역대 최대’에 이른다.
JP모건에 따르면 지난 주 개미들은 테슬라와 엔비디아 주식을 각각 32억달러, 19억달러어치 순매수했다.
개미들의 이 같은 과열양상은 증시 끝물의 조짐 가운데 하나라는 경고도 나온다.
번스타인의 알렉산더 페테크는 “과거 1999년 우리집 가정부가 어떤 주식에 투자해야 하는지 질문하기 시작했던 적이 있다”면서 “그때가 바로 주식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하던 때”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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