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장] "이게 다 이재명 탓"...세종대로에 모인 尹 지지자들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29 17:34

수정 2025.03.29 17:3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우려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모인 사람들. 사진=김동규 기자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모인 사람들. 사진=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재명이 대통령되는 꼴을 볼 수는 없지. 빨리 윤 대통령이 돌아와야해."
29일 오후 12시께 광화문역 인근 교차로에서 만난 김모씨(60대)는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검은색 베레모와 군청색 옷 등 흡사 군복이 연상될 법한 복장을 착용한 채 가방에 태극기와 성조기를 꽂고 있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김씨는 "법관들이 편향적이라서 면죄부를 줬다"며 "끝까지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3월의 마지막 주말에도 어김없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 모였다.

탄핵 반대를 외치기 위해서다. 이들에게는 헌재의 탄핵 기각 못지않게 이 대표의 거취 문제도 중요했다.

이날 경찰에 따르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등은 세종대로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가자는 오후 2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2만5000명이다. 경찰은 이에 기동대 52개부대, 경찰관 330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집회·행진 구간 주변에는 교통경찰 220여명을 배치해 차량 우회 등 차량 소통 관리에 나섰다.

자유통일당의 탄핵 반대 집회는 국회가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이후 정기적으로 토요일마다 열리고 있다. 다만 이날 집회에서는 다른 날의 집회 때와 달리 이 대표의 형사 처벌 등을 바라는 목소리가 유달리 높았다. 집회 참석자들은 이 대표가 지난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는 것을 강하게 의식했다.

실제 이날 오후 12시 30분께 세종대로 집회 주무대에 나선 한 연사는 이 대표를 교도소에 보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또 그의 형사 구속을 기원하는 영상도 무대 전광판을 통해 흘러나왔다. 영상에서는 여성들이 대학가에서 유행하는 술 게임의 음률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이들은 심지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에 군대를 투입한 윤 대통령의 실책을 이 대표 탓으로 돌렸다.

집회에 참석한 한 최모씨(73)는 "계엄선포부터 탄핵까지 이 모든 게 이 대표 때문에 일어났다"며 "부정선거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이 이 대표를 옹호하고 윤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으니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령을 선포할 수밖에 없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국회(하원)의 고유 권한인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심의를 부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다른 집회 참석자인 60대 여성은 "이 대표의 꼭두각시 부대인 민주당이 정부가 하려는 것을 사사건건 딴지를 걸다 보니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것 아니겠냐"며 "이 대표를 처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법부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집회 참석자 이모씨(50대)는 "법관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되다 보니 선고가 잘 못 이뤄진 거 아니겠냐"며 "오는 6월에 또 재판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때 이 대표는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이야기하면서도 마지막을 이 대표의 비난으로 끝맺었다. 한 집회 참석자는 "윤 대통령이 무엇을 잘 못했길래 탄핵을 당해야 하냐"며 "윤 대통령이 돌아와야 이 대표가 설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시스템을 부정하는 구호도 들렸다. 집회 무대에선 한 연사는 "북한의 공산사상에 물든 이들이 있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헌법재판관들이 이것에 물들면 안 되진 않냐"고 소리쳤다. 집회 현장에서는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 정정미 지켜보고 있다'는 현수막과 "편파 심판 OUT"이란 손팻말 등이 보였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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