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사관 행정명령 준수 서한에
佛 여론 "주권에 대한 공격" 비판
佛 여론 "주권에 대한 공격" 비판

미국 정부가 관세로 전세계를 대상으로 무역전쟁을 일으킨데 이어 다른 나라에도 '다양성·평등·포용(DEI)'정책 폐기도 요구하고 나섰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대형 유럽 기업들에도 DEI를 금지하는 미국의 대통령 행정명령을 준수하라고 위협했다고 보도했다. DEI 정책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인종, 성, 정체성 등에서 소수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줘 포용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추진한 정책이다. 트럼프는 DEI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DEI 폐지 정책 속에 미국에서는 현재 디즈니와 ABC방송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F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파리를 비롯해 유럽연합(EU) 곳곳의 미 대사관에서 유럽 주요 대기업들에 DEI를 멈추라는 서한이 배달됐다고 보도했다. 서한은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미 정부에 재화나 용역을 공급하는 업체들이라면 외국 업체에도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대사관들은 아울러 각 업체가 DEI 중단 행정명령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자가진단해 증명할 수 있는 설문지도 함께 보냈다. FT에 따르면 이 설문지는 "연방 반차별법 준수에 관한 증명서"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이 설문지는 "미 국무부 계약업체들은 반드시 DEI를 고양하는 어떤 프로그램도 운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고 밝히고 있다.
소식통들은 서유럽과 더불어 동유럽 국가들,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미 대사관에서도 각각 이런 서한이 배달됐다고 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재무부는 이날 "프랑스 기업의 포용 정책에 대한 미국의 개입은 (미국의) 정당화될 수 없는 관세 위협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미르 레자 토피기 프랑스 중소기업연합회(CPME) 회장은 이번 미국 대사관의 서한은 프랑스의 "주권에 대한 공격"이라면서 프랑스 정치 및 재계 지도자들이 이에 맞서기 위해 뭉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프랑스는 직원 1000명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임원의 최소 30%를 여성으로 채용하는 등 성평등 준수를 법으로 권고하고 있는데, 이번에 미국 대사관이 보낸 서한을 준수하게 된다면 이러한 프랑스 법을 어길 위험이 있다고 AFP는 보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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