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이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유치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인재 육성과 기술력 향상, 기반시설 확충에 행정력을 집중해 국내외 기업의 투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이다. 반도체 경기의 변동성과 투자 리스크에도 장기적 성장성을 내다본 지방발 산업 전략이 각 지역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3월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와테현 등이 출자한 공익재단법인 이와테산업진흥센터는 4월 반도체 관련 인재육성 시설을 이와테현 기타카미시에 개설한다. 이 시설은 반도체 제조 장비 실물을 직접 다루며 조립과 분해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일본 내 전국 최초 사례다.
주요 이용 대상은 키옥시아그룹 등 지역 반도체 기업의 기술자들로 실무 중심 교육을 통해 지역 전반의 기술력 향상을 목표로 한다. 대학생 및 고등전문학교 학생들의 수업에도 활용돼 차세대 인재가 학생 시절부터 반도체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와타나베 유지 키옥시아 부사장은 "사원들의 기술 재교육에 매우 적합한 장비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후쿠오카현은 2023년 후쿠오카 반도체 리스킬링 센터를 설립하고 5년간 2만5000명의 인재 육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중소기업 종업원이 수강할 경우 수강료를 현에서 보조한다. 지난해부터는 설계·제조·평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반도체 핵심 인재 양성에 착수했다.
아울러 현 산하 재단이 운영하는 연구기관에는 기업판 고향세를 활용해 필름형 소재 접착 장비 등 후공정 분야의 신장비를 도입했다.
TSMC가 구마모토현에 진출하면서 인근 지역에서도 관련 설비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인재와 기술이 집적되면 신규 투자 유치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도치기현도 반도체 관련 약 3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향후 투자 계획을 조사하고 있다. 수도권 접근성이나 자연재해 위험이 낮은 점 등을 강조해 신규·증설 유치를 노리고 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의 변동성으로 투자가 흐지부지된 곳도 있다. 대만의 PSMC와 일본 SBI홀딩스는 지난해 9월 미야기현에서 추진하던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철회했다. 미야기현은 당시 대만에서 입국하는 인재의 정착 지원까지 검토하고 있었지만 투자 철회로 관련 계획이 중단됐다. 투자 규모는 약 8000억엔(약 7조9000억원)으로 계획은 일단 백지화됐다. 그러나 무라이 요시히로 미야기현 지사는 "반도체 등 고도 전자기계 산업의 유치는 계속하겠다"면서 의지를 나타냈다.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는 향후 10년간 일본 내 반도체 인력 부족 규모가 4만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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