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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억명 실어나른 1세대 KTX… 교체 골든타임 2년 남았다

성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31 18:17

수정 2025.03.31 18:17

2004년 4월 개통…올해 21주년
지구둘레 1만7000바퀴 거리 운행
차세대 고속차량 시운전 감안하면
2027년부터는 교체작업 돌입해야
차량 46대 전면 교체비용 5조 달해
정부 지원·운임 현실화 병행 필수
11억명 실어나른 1세대 KTX… 교체 골든타임 2년 남았다
KTX가 개통 21주년을 맞았다. 2004년 4월 1일 처음 운행을 시작한 KTX는 그동안 11억4000만명을 수송하며 지구 둘레를 1만7000여번 도는 것과 맞먹는 6억9000만㎞를 달렸다.

그러나 이처럼 긴 거리를 운행한 KTX는 운영연한이 9년 밖에 남지 않아 2027년부터는 교체작업에 착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21년 달린 KTX, 수명 9년 남아

3월 31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1일 기준 지난 2004년 KTX 열차가 도입된 지 21주년이 됐다.

개통 첫해 KTX 이용률은 전체 철도 이용객 중 18%에 불과했지만 매년 꾸준히 상승해 지난 2014년 42%, 2018년에는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는 62%, 올해는 63%를 기록하며 철도 이용객 10명 중 6명이 넘는 사람이 KTX를 선택하고 있다.

하지만 쌓아온 실적 뒤에는 그림자도 짙다. 현재 운행 중인 KTX-1 차량의 기술 기준상 내구 연한은 약 30년으로, 향후 9년 안에 전면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레일은 2033~2034년 실제 교체 시점을 맞추기 위해 오는 2027년에는 차세대 고속차량 구매계획 수립과 발주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차량 개발과 인증, 생산, 시운전 등 전 과정을 감안하면 최소 6~7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차량 도입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KTX-1 차량 46대를 교체하는 데 5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데 코레일 혼자서는 부담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레일이 전액 부담할 경우 부채비율은 400%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지난해 결산 결과 코레일은 51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누적 부채는 21조원에 달했다. 영업수익은 6조5281억원으로 전년 대비 늘었지만 전기요금 상승 등으로 영업비용 역시 증가해 1114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이자 비용 또한 4130억원에 달해 영업외 손실이 큰 상황이다.

■해외서는 고속철 교체 때 정부 지원

코레일은 현재도 노후 전동차량(고속열차 제외) 구입비의 30%, 신규 노선 차량의 50%, 노후 역사 개량 비용의 40%를 정부가 지원받고 있는 만큼, 고속열차 교체 사업에도 유사한 수준의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을 국회와 협의 중이다.

실제로 해외 주요국들도 고속철도 차량 교체 시기에는 정부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아일랜드는 'DART+' 프로그램을 통해 10년간 친환경 전철 750량 도입 계획을 수립하고 차량 구매에만 3억유로(약 4700억원)를 직접 지원했다. 영국도 HS2 고속철도 사업에 총 98조원에 달하는 재정을 투입했으며 철도 운영사의 재정 악화로 인한 운행 축소와 기후 대응을 이유로 공적 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은 양당 인프라법에 따라 철도 운영사 AMTRAK의 적자 해소와 차량 교체 등을 위해 5년간 30조원 이상을 투입 중이다.

철도는 대표적인 공공재로 요금 인상에 대한 여론 부담이 크다. 그러나 현재의 운임 체계로는 열차 운영에 필요한 원가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값싸고 질 좋은 고속철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며 "요금 현실화와 정부의 전략적 재정 투입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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