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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中企 연구소를 AI 활용의 전진기지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31 18:33

수정 2025.03.31 18:36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우리나라는 기업이 일정 요건에 맞는 연구소를 설립, 신고하면 국가가 이를 '기업부설연구소'로 인정하고 조세, 자금, 인력 등의 지원혜택을 부여한다. 기업연구소 신고제도는 1981년부터 시행됐으며, 2024년 기준 4만1440개의 연구소가 등록되어 있다. 기업연구소 수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기업은 국가 전체 연구개발비의 79.2%, 연구인력의 72.7%를 차지하는 연구개발 핵심주체로 성장했다.

기업연구소의 성장을 이끄는 건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 연구소는 2024년 기준 3만9011개로 전체 기업연구소의 94.1%를 차지한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의 혁신상 461개 중 210개(45.6%)를 한국 기업이 수상했으며, 이 중 130개(61.9%)가 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권 출원 건수는 전체 기업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며, 신기술(NET)과 신제품(NEP) 인증기업의 80%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연구개발 규모가 영세하고 최근 들어 투자여력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중소기업 연구소의 93%가 연구원 10인 미만으로 영세하며, 1개 연구소당 평균 연구원 수는 5.2명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의 연구개발비는 전체 기업의 21.8%에 불과하며, 중소기업 연구소에 등록되어 있는 연구원 수는 2023년 이후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2025년도 연구개발전망지수(RSI)는 73.8로 코로나19 시기보다 더 낮게 나타났다.

중소기업은 연구개발 패러다임을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고, 연구개발 애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인공지능(AI)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AI 관련 기술 변화로 인해 2030년까지 7800만개의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AI 기술의 산업 활용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8위 수준이며, AI를 도입한 중소기업 비중은 5.3%에 불과하다. AI 전환 시대를 맞아 중소기업의 데이터 기반 연구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첫째, 중소기업의 연구개발 전 단계에서 AI 적용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연구개발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부터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중소기업들은 연구개발 성공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기술정보 확보'와 '사전 탐색 및 기획'을 꼽는다. 연구개발 기획 단계부터 사업화 단계까지 연계한 AI 통합 활용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연구소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도입을 위한 맞춤형 로드맵을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하면 좋겠다.

둘째, 중소기업 연구소에서 AI 전문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사업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 석·박사급 AI 전문가를 중소기업 연구소에 파견하여 기술전략 수립부터 현장 실증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 파견은 중소기업 경영여건을 고려했을 때 3개월 이내의 단기 프로젝트 형태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향후 주기적인 기술자문과 활용전략 코칭을 병행하면 중소기업 연구소의 AI 역량이 자연스럽게 축적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옴니채널을 통해 중소기업 연구인력에 대한 AI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 중소기업 현장에서 AI 도입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연구원들이 얼마나 참여하고 이들을 어떻게 교육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AI는 회사의 생산성 향상에 필요하지만, 중소기업 연구원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중소기업의 미래는 기술혁신에 달려 있다. 중소기업 연구소를 AI 활용의 전진기지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생존을 넘어 글로벌 도약을 꿈꾸는 연구개발 중소기업에 AI는 새로운 성장의 열쇠가 될 것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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