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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범현대家, 삼성과 밀월관계 끊을까...KCC,삼성물산 지분 엑시트 '저울질'

김경아 기자,

김현정 기자,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1 14:48

수정 2025.04.01 14:48

이르면 상반기내 삼성물산 기초자산 해외EB 발행 유력
KCC, 삼성 경영권 백기사 13년만에 종지부 ‘관심집중’
좌측부터 사진설명: 정몽진 KCC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각 사 취합.
좌측부터 사진설명: 정몽진 KCC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각 사 취합.


[파이낸셜뉴스] 무려 13년간 이어졌던 범현대가와 삼성가의 밀월관계에 균열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범현대그룹 계열사인 KCC가 2012년 비상장사 였던 삼성에버랜드 지분(현 삼성물산)을 13년 만에 엑시트 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서다. 현재 KCC는 삼성물산의 2대 주주이며, 그동안 삼성그룹의 경영권 방어 '백기사' 역할을 해왔다.

KCC, 해외EB 발행시 유동성 2조 확보...글로벌IB들 주관사 물밑경쟁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C는 현재 보유중인 삼성물산 지분을 담보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해외 IB들과 논의 중이다.

현재까지 유력시 되는 방안은 삼성물산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해외교환사채(EB) 발행이 유력하다.

교환사채는 사채권자의 의사에 따라 주식 등 다른 유가증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사채다.

3월 31일 종가 기준(11만6600원)을 기준으로, KCC가 삼성물산 주식을 기초자삼으로 삼은 EB를 발행한다면 손에 쥘 수 있는 유동성은 약 2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 업황도 안좋은데다 KCC도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결국 삼성물산을 기초자산으로 교환사채(EB) 발행하기로 그룹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안다"라며 "아마 이르면 상반기 중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하는 방안이 유력하고, 이 딜의 주관사를 따기 위해 두 곳의 IB가 물밑 경쟁중"이라고 언급했다.

KCC는 2012년 비상장사였던 삼성에버랜드 지분 17%를 매입 하면서 삼성그룹과의 우호 관계를 시작했다. 당시 삼성카드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서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취득했다.

삼성에버랜드는 2014년 제일모직으로 사명을 변경했고 액면분할을 거쳐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KCC는 2015년에는 옛 삼성물산 지분 931만557주(5.96%) 매입했다.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 의결권 다툼을 벌이던 삼성물산(옛 제일모직)의 백기사로 등판했다.

이후 2015년 9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1:0.35의 비율로 합병했고, 이는 제일모직 주식 1주당 삼성물산 주식 0.35주를 교환하는 비율이었다.

​즉 KCC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제일모직으로 전환되었고, 이후 합병을 통해 삼성물산 주식으로 전환 된 것이다.

당시 KCC의 총 투자금액은 약 1조 4482억 원이며, 보유 주식 수는 약 1700만 주다. 평균 매입 단가는 약 8만 5000원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올 초 삼성물산의 백기사로 등판했었던 KCC가 삼성물산의 대주주가 됐다. 삼성물산의 자기주식 소각으로 KCC의 삼성물산 지분율이 1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특히 KCC는 삼성물산의 주요 지분을 보유한 주주 중 하나로, 과거부터 삼성그룹의 경영권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엑시트 시도를 두고 이를 바라보는 자본시장의 셈법은 복잡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KCC측은 “현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라고 밝혔다.

IB업계 “백기사 KCC, 해외EB 움직임 삼성엔 부담” VS 삼성 배려한 최선책

IB업계에선 KCC는 삼성물산의 주요 지분을 보유한 주주 중 하나로, 과거부터 삼성그룹의 경영권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 ‘백기사’ 였다는 점에서 이번 엑시트 움직임이 여러 상징성을 가진다고 봤다.

또 다른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상법개정 움직임에 국내외 할 것 없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가세에 그간 삼성물산 경영권의 핵심 우호군였던 KCC 엑시트 움직임은 삼성그룹 입장에선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KCC는 이를 유동화 해 신사업이나 다른 재원으로 쓸 수 있어 호재가 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통상 교환사채는 사채권자의 의사에 따라 주식 등 다른 유가증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사채이지만, 주가가 교환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만기까지 가지고 있을 경우도 있다. 삼성물산의 주가가 교환가를 넘기지 못하게 되면 EB투자자들은 주식으로 교환하지 않고 향후 원금상환에 대한 이자만을 수취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KCC는 다시 삼성물산의 백기사로서의 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KCC의 이번 EB 발행은 모멘티브의 기업공개(IPO) 무산에 따른 자금 확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KCC로선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삼성물산 지분 활용이 최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KCC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EB 투자 수요를 찾은 것을 두고 국내에서의 번거로운 공모 절차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통상 수 조원대에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서는 국내선 공모 회사채 발행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모주 청약에 앞서 발행회사의 증권신고서 및 투자설명서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려야 한다. 이에 수요예측을 진행해야 하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 해외 발행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삼성물산의 국내 신용등급은 AA+ 수준으로 국가 신용등급(AAA) 바로 아래 단계 수준이다. 또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023년 10월 삼성물산의 신용등급을 A-로, 무디스는 이보다 한단계 높은 'A2(안정적)'를 제시한 바 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김현정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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