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러다 다 죽는다" 아세안 덮친 트럼프발 관세폭풍...삼성 갤럭시폰 '직격탄'

김준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3 11:59

수정 2025.04.03 18:20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 관세 46%에 국내 기업들 '충격'
삼성전자, 베트남 공장서 스마트폰 생산량 50% 생산
14%가량이 미국 수출향 추정...생산 비중 조정 등 조치 나설 듯
'관세 왕' 인도는 예상보다 낮은 관세율에 진출 기업들 가슴 쓸어내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라는 행사를 열고 국가별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 '트럼프발 관세폭풍'이 인도·아세안(ASEAN) 지역을 휩쓸면서 이들 지역을 '포스트 차이나'로 점찍고 제조기지를 확충에 나간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기업들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베트남(46%)을 비롯해 캄보디아(49%), 인도네시아(32%), 태국(36%), 인도(26%) 등 국가에 대해 고관세 부과에 나섰다.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 공장. 연합뉴스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 공장. 연합뉴스
삼성·포스코 베트남 관세 폭탄에 '직격탄'

당장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는 비상에 걸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을 베트남, 인도, 브라질, 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다변화했으나, 베트남과 인도가 80%에 육박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 부과된 46% 관세가 우리 기업들에게 치명타로 다가올 전망이다.

갤럭시 스마트폰의 절반을 책임지는 베트남 공장 두 곳(박닌·타이응우옌)에서 생산되는 제품 가운데 14%가량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도 LG전자, 포스코, 효성 등 베트남 진출 기업들도 베트남 현지 시장보다는 미국 수출에 집중된 공급망을 갖고 있어 더욱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도 베트남을 주요 핵심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등이 생산법인을 베트남에 두고 있어 타격이 예상된다. LG전자는 TV, 가전 등을 주로 멕시코 등지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넘기지만 베트남에서도 가전제품 일부 물량을 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현지에 생산 법인 포스코베트남을 두고 생산한 철강 제품 일부를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어 이번 관세 조치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앞서 25%의 관세가 적용된 철강·알류미늄 품목은 상호관세와 중복적용이 안 되면서 기존 25%의 철강 관세가 유지되면서 당장의 피해는 없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인도네시아와 인도에 진출한 기업들은 한숨을 돌렸다.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진출해 있는 인도네시아는 32%의 관세를 부과 받았지만, 현지 내수용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다만, 신발·섬유·봉제 기업들이 부과 대상이 되면서 교민들의 근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왕"이라고 비난하며 고관세가 예상된 인도는 예상보다 낮은 관세율로 한숨을 돌렸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인도 정부가 최근 미국산 수입품 관세 인하를 비롯해 많은 노력을 한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에서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 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경내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에서 국가별 상호관세 발표 후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기업까지 타격...베트남 정부 관세 추가 협상에 기대

아세안지역 전문가인 고영경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디지털통상 연구교수는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이번 관세 핵심 대상국 중 하나인 베트남에 대규모 제조시설을 두고 미국 수출에 나서고 있어 이로인한 타격이 클 것"이라면서도 "국내 기업 외에도 일본, 중국, 심지어 나이키와 같은 미국 기업들도 생산기지를 두고 있어 '공통의 문제'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고 교수는 또 "베트남 정부가 미국-베트남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등 추후 미국과의 추가 협상에 적극적"이라고 덧붙였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하루 종일 골프를 칠 의향이 있다"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 나설 뜻을 내비친 바 있다. 또 베트남은 최근 산업무역부 장관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록히드마틴 군 수송기 도입, 보잉 737 맥스 200대 구매 이행, 미국산 LNG 수입 확대를 약속하며 무역 불균형 해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에 대한 고관세는 예측이 되었으나, 기업으로선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면서 "각 국가마다 공장 라인과 생산 능력이 달라 비율 조정도 쉽지 않은 상태라 베트남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세 대응에 나서는 것을 기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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