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생산기지 없는 기업 타격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에 26%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수출비중이 큰 국내 K푸드·K뷰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 현지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게 된 반면 미국 현지 공장을 통해 공급하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제한적으로 파악됐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체들은 미국 생산시설 보유 여부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 농심은 미국 현지생산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이번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다. 농심은 최근 미국 제2공장에 생산라인을 추가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조업의 경우 단기간에 시설투자를 결정할 수 없는 사업으로, 단기적으로는 해결책을 마련하기보다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대응방안이 나오면 이를 고려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K뷰티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미국시장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저가의 인디브랜드를 중심으로 K뷰티가 선전하고 있는 만큼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대부분 뷰티는 인디브랜드가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및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를 통해 생산하고, 마케팅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이윤을 남기지 못한다"며 "관세 부과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에 수출하는 다른 국가에도 비슷하게 관세가 적용되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현지 공장을 갖춘 ODM 기업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화장품 브랜드들이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공장에 생산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1공장을 갖고 있는 한국콜마는 올해 상반기 2공장이 완공된다. 이런 점을 반영해 NH투자증권은 이날 한국콜마 미국법인이 관세 부과 국면에서 약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목표주가를 8만5000원으로 6.3% 상향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상호관세 부과로 북미법인 매출 원가에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경쟁환경 자체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품질이 좋고 혁신적인 K뷰티 제품군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이정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