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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시작은 '모방'… 흉내 내다보면 '창조'된다 [내책 톺아보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03 18:30

수정 2025.04.03 18:30

김민수 번역가가 전하는 위대한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
위대한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 윌리엄 케인 / 교유서가
위대한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 윌리엄 케인 / 교유서가


많은 사람이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끼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왜 위대한 작가들처럼 쓰지 못할까?"

'위대한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의 저자는 위대한 작가들처럼 쓰는 길이 존재하지만, 현대 교육에서 중요한 과정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과거 작가들이 거쳤던 훈련법을 되살린다면, 누구나 글쓰기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작가들은 모방과 수사학을 익히며 글쓰기 실력을 쌓았다. 초서, 셰익스피어, 밀턴, 포크너 같은 거장들은 선배 작가들의 작품을 연구하고 모방하며 문체를 완성했으나, 현대 교육은 독창성만을 강조하며 모방을 배제했다.

저자는 모방 없이 독창성을 강조하는 것은 악기를 처음 배우는 사람에게 즉흥 연주를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한다.

이 문제의 원인은 1930년대 이후 교육 과정에서 수사학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저자는 대학 시절 도서관에서 우연히 고대 수사학 서적을 발견하며 충격을 받았다. 과거에는 작가들이 문체를 다듬고 독자를 사로잡는 법을 익히기 위해 수사학을 배웠지만, 현대 교육에서는 이를 완전히 배제했다. 하지만 수사학은 단순한 웅변술이 아니라, 문장을 설계하고 글을 전개하며 독자가 글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기술이었다.

'위대한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는 '모방을 통한 훈련'을 핵심 기법으로 제안한다. 저자는 위대한 작가들이 성장한 방식을 연구하며, 모방이 창작으로 나아가는 가장 효과적인 길임을 강조한다.

비틀스와 비치 보이스도 처음부터 혁신적인 음악을 만들지 않았다. 먼저 선배 뮤지션들의 음악을 모방하며 기본기를 익혔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문학도 마찬가지다. 헤밍웨이, 셰익스피어, 플로베르, 멜빌 같은 작가들은 모두 모방을 거쳐 독창적인 목소리를 찾았다. 그러나 현대 교육에서는 '표절'을 죄악시하며 정작 작가 성장에 필수적인 과정을 가르치지 않는다.

이 책은 이러한 훈련법을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배우고 싶은 작가의 문장을 직접 필사하면서 문장 구조와 리듬을 익히고, 점차 자신의 스타일을 가미해 글을 써보는 방식이다. '위대한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는 모방을 통해 작가가 자신의 문체를 발견하도록 돕는 실용적인 방법론을 제공한다.

'위대한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전통적 작법 훈련을 되찾는 과정'에 있다. 혁신적인 글쓰기는 새로운 방식을 찾는 것이 아니라, 검증된 방식을 재발견하는 데서 시작된다. 저자는 위대한 작가들이 걸어온 길을 따르는 것이 글쓰기 실력을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강조한다.

'위대한 작가는 어떻게 쓰는가'는 작가 지망생뿐만 아니라,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유용한 지침서다. 현대 교육에서 사라진 '모방' 기법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며,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탁월한 작가가 되는 길은 창작의 도구를 올바르게 익히는 데서 시작한다는 이 책의 메시지는 글쓰기 실력을 키우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김민수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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