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화담숲·에버랜드·제이드가든 가볼까
"이 봄이 가기 전에 / 나는 그대에게 봄 향기 가득한 / 고운 손편지 하나 보내고 싶습니다 / 온갖 들풀이 만발한 그곳에서 / 그대를 만나게 되면 당신에게 / 향기 가득한 사랑 하나 드리렵니다"(염규식, '이 봄이 가기 전에' 중)
시인의 노래처럼 이제 곧 봄이 지나고 나면 올해 봄꽃을 만날 날은 영영 가버리고 말지도 모른다. 전국적인 산불 여파로 봄 나들이가 죄스럽다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새로운 계절에 핀 꽃을 보고 싶어하는 마음은 매양 한가지다.
'봄의 여왕' 벚꽃은 이미 절정을 이뤄 꽃잎을 떨구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봄꽃들이 아우성 치는 곳들이 있다. 수선화가 활짝 핀 경기 광주 화담숲과 매화·벚꽃·튤립이 꽃대궐을 이루고 있는 경기 용인 에버랜드, 그리고 다른 곳들보다 봄꽃 개화 시기가 늦어 늦봄을 즐기기에 좋은 강원 춘천 제이드가든이다.


■노란 수선화가 무리지어 핀 화담숲
경기 광주 화담숲은 매년 봄이면 '봄 수선화 축제'와 함께 한 해를 시작한다.
그중 가장 볼만한 곳이 자작나무숲이다. 2000여 그루의 하얀 자작나무와 노란 수선화 군락이 묘한 조화를 이뤄 봄 나들이에 나선 상춘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자작나무는 겨울에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지만, 노란 수선화와 어우러진 자작나무숲의 평화롭고 무해한 모습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봄의 장관이다.
또 매화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탐매원을 비롯해 철쭉진달래길, 이끼원, 소나무정원, 추억의 정원, 무궁화동산 등 화담숲 산책로 5.3㎞를 따라 이어지는 16개 테마정원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더불어 지난해 문을 연 복합문화공간 ‘화담채’에선 이번 봄축제에 맞춰 신규 특별전 '분재-빛과 물, 그리고 산이 깃든 작은 세계'를 선보이고 있어 새봄의 싱그러움을 만끽할 수 있다.



■에버랜드, 매화·벚꽃·튤립 '꽃대궐'
경기 용인 에버랜드도 봄꽃이 만발해 꽃대궐을 이루고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현재 하늘정원길 매화와 포시즌스가든 튤립은 이미 화사하게 꽃잎을 피워냈고, 에버랜드 일대 벚꽃은 지난 8일 개화를 시작해 이번 주말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금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은 매화가 만개한 하늘정원길이다. 수도권 최초의 매화 테마정원으로 오픈한 이곳 산책로엔 매화 향기가 그윽해 봄날의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에버랜드엔 벚꽃 스팟도 많다. 고공회전 놀이기구인 허리케인에서 이솝빌리지로 이어지는 이솝벚꽃길, 우주관람차와 자동차왕국 사이에 난 매직벚꽃길 등이 대표적인 에버랜드 벚꽃로드다. 티익스프레스, 썬더폴스 등 짜릿한 스릴을 즐기면서 벚꽃을 감상할 수 있는 어트랙션도 많다.
에버랜드 봄꽃을 보다 깊이 있게 즐기고 싶다면 국내 최초의 정원 구독 서비스인 '가든패스'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가든패스는 꽃과 정원을 좋아하는 고객을 위한 식물 특화 프로그램으로, 에버랜드 이용은 물론 다양한 체험과 부가 혜택까지 풍성하게 누릴 수 있다. 벚꽃이 만개하는 11~13일에는 호암호수 가실벚꽃길 야경 도슨트 투어, 옛돌정원 최초 공개 등 가든패스 구독자만을 위한 벚꽃 체험 프로그램이 예정돼 있다.


■"서울보다 한 달 더!" 춘천 제이드가든
서울은 이미 벚꽃이 만개했지만, 강원도 춘천이라면 사정이 좀 다르다. 기상청에 따르면 춘천은 10~12일 개화를 시작해 18~20일은 돼야 벚꽃이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숲속의 작은 유럽'으로 불리는 강원도 춘천 제이드가든은 수도권보다 봄꽃 개화 시기가 늦어 4월부터 5월까지 봄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봄꽃을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서울에서 벚꽃이 진 후에도 한 달 가까이 이어지는 벚꽃과 다채로운 봄꽃으로 제이드가든은 또 다른 봄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 목련, 튤립, 만병초 등 계절을 대표하는 다양한 꽃들이 정원을 가득 채워 더욱 풍성한 봄 풍경을 연출한다. 특히 짙은 자주색을 띠는 희귀 목련이 피어 있는 목련원과 형형색색의 튤립이 만개하는 꽃물결원은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봄꽃의 세계를 안내한다.
단순한 꽃구경을 넘어 자연 속에서 진정한 힐링을 경험하고 싶은 이들에겐 '제이드 힐링 패키지’를 추천한다. 이 패키지는 수목원 가드너와 함께하는 정원 도슨트 투어와 브런치를 결합한 상품으로, 아침 정원의 고요한 분위기를 만끽하고 로컬 식재료로 만든 브런치를 즐기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갖기에 좋다. 또 어린이들을 위한 숲 체험 클래스 '꿀벌 원정대'도 내달 18일까지 운영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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