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상호관세 석달 유예
대중 관세만 125%로 올려 부과
중국의 '84% 보복'에 다시 맞불
나머지 국가엔 기본 10%만 적용
中, 위안화 가치 6거래일째 내려
대중 관세만 125%로 올려 부과
중국의 '84% 보복'에 다시 맞불
나머지 국가엔 기본 10%만 적용
中, 위안화 가치 6거래일째 내려
![美中 '관세 치킨게임'… 한국은 90일 벌었다[관세전쟁]](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25/04/10/202504101825047473_l.jpg)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두번째 관세전쟁을 시작한 중국 정부가 예정대로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전 세계에 관세공격을 퍼붓던 트럼프는 '90일 유예' 조치로 한국 등 주요 파트너의 숨통을 터줬지만, 중국에 대한 관세는 더 올렸다.
중국 정부는 10일 낮 12시1분(현지시간)부터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84%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해당 시간 이전에 선적된 화물은 5월 14일 0시 이전에 수입될 경우 추가 관세를 물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일 34%의 관세 보복을 예고했으나 트럼프가 '상호관세'를 84%로 높이자 9일 발표에서 보복 규모를 그와 같은 수준으로 확대했다.
이날 중국의 보복은 트럼프의 공세와 정확히 비례하지는 않았다. 185개 국가 및 지역에 10~50%의 상호관세 부과를 선언했던 트럼프는 지난 5일 10% 기본 상호관세 부과에 이어 9일 추가 상호관세를 시행했다. 같은 날 중국의 보복 확대 소식을 들은 트럼프는 추가 상호관세 발효 이후 약 13시간 만에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중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를 125%로 올린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같은 날 백악관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125%의 관세율에 대해 "나는 그들에게 '보복하면 관세를 두 배로 하겠다'고 말했고 그래서 중국에 그렇게 한 것이다. 중국이 보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합의하고 싶어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뿐"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자존심이 강한 남자"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중국과 합의할 것이며 모든 국가와 합의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합의는 공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125%에 달한 중국 상호관세를 더 올릴 계획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트럼프의 관세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6거래일 연속으로 위안화 가치를 내렸다. 이는 수출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관세 피해를 상쇄하려는 의도다. 10일 역내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7.2092위안으로 고시되어 전 거래일 대비 0.04% 내려갔다.
중국 외교부의 린젠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국가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무역체제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세계 경제질서의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중국 상무부의 허융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압박과 위협, 협박은 중국과 올바른 거래방식이 아니다"라며 "상호존중, 평화공존, 협력상생의 원칙에 따라 대화와 협상을 통해 이견을 적절하게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상호존중 및 평등한 방식을 전제로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트럼프가 중국에 집중하면서 한숨 돌렸다. 트럼프는 9일 소셜미디어에서 중국을 제외한 75개 이상의 국가들이 미국과 상호관세 협상에 나섰고, 보복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등 협상 의사를 밝힌 국가에 적용하는 추가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며 유예 기간 10%의 기본 상호관세만 적용하도록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같은 날 기자들을 만나 "우리는 유럽에 있는 군에 대해 비용을 내지만 (그에 대해) 많이 보전받지는 못한다. 이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무역과는 관계가 없지만 우리는 그것을 (무역협상의) 일부로 할 것"이라며 관세협상에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연계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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