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동복지

자녀 사교육비, 아빠보다 '엄마 직업'에 좌우된다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4.13 17:58

수정 2025.04.13 17:58

부모 직종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전문·사무·서비스·생산직 순 많아
아빠 최대 20만원·엄마 25만원差
전문직 엄마 64만4000원 '최다'
자녀 사교육비, 아빠보다 '엄마 직업'에 좌우된다
맞벌이 여부보다는 부모의 직업이 사교육 지출액 격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관리직-사무직-서비스직-생산직 순으로 자녀에게 지출하는 월평균 사교육비가 높았다. 특히 어머니의 직업이 미치는 영향이 컸다.

13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가구 경제 및 부모 노동시장 특성별 자녀 사교육 격차와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아버지가 전문관리직일 경우 월 사교육비로 64만2000원, 어머니가 전문관리직일 경우 월 64만4000원을 지출해 가장 높았다. 반면 아버지가 생산직일 경우 43만9000원, 어머니가 생산직일 경우 39만4000원을 지출하며 가장 낮았다.



부모 직종 간 사교육비 차이는 아버지보다 어머니에게서 더 큰 경향이 나타났다. 2023년 기준 생산직 아버지와 서비스직, 사무직, 전문관리직 아버지 간의 차이는 각각 월 8만2000원, 13만4000원, 20만3000원이었다. 그러나 생산직 어머니와 서비스직, 사무직, 전문관리직 어머니와의 사교육비 차이는 각각 월 11만6000원, 18만원, 25만원으로 더 많았다.

종사자 지위별로 보면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임시·일용직 임금근로자일 때 자녀 1인당 지출하는 사교육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아버지가 임시·일용직일 경우 월 32만4000원, 어머니가 임시·일용직일 경우 월 47만9000원을 지출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가구가 취학 자녀의 사교육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정도를 살펴보면, 70.5%로 상당수의 가구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학 자녀 한 명당 지출하는 월평균 사교육비는 2009년에는 38만4000원이었지만 2023년에는 55만1000원으로 약 43.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구의 소득 및 자산 분위가 높을수록 사교육 지출액도 높아졌는데, 자산 분위보다 소득 분위에 따른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2022년 가구 소득 분위별 초등학생의 사교육비 격차는 각각 월 12만원(저소득층-중소득층), 월 14만5000원(중소득층-고소득층)인 반면, 고등학생의 격차는 각각 월 14만2000원(저소득층-중소득층), 월 19만8000원(중소득층-고소득층)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사교육비 격차는 사교육 유형의 차이에서도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고소득층은 비용이 높은 '학원'과 '과외' 이용 비중이 84.1%로, 저소득층(74.1%)보다 높았다.

한국노동연구원 전정은 연구원은 "사교육은 자녀의 미래 노동시장 성과를 높이기 위한 일종의 투자이기 때문에, 가구의 경제적 배경이나 부모의 노동시장 특성과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사회 내 세대 간 이동성 정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의 월평균 실질 사교육비는 부모의 근로소득, 종사상 지위, 직종에 따라 차이를 보이며, 사교육비 차이는 맞벌이 여부보다 부모의 노동시장 참여 특성에 더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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