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 환자가 간암에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때문에 간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간암 수술을 2000건 이상 진행한 이영주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소장은 간의 해부학적 구조의 대가다. 이로 인해 이 소장은 15분 만에 간암 수술을 하는 명의로 인정받고 있다. 이 소장은 15일 "간을 8분절로 나눠 간암 수술을 한다. 사람마다 간문맥·동맥·정맥 등이 다 다르기 때문에 '맞춤 수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간암 환자의 특징과 간암 예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어떤 사람이 간암에 잘 걸리나.
▲간암의 위험인자는 잘 알려져 있다. B형, C형, 만성간염 등 간암 환자들의 80%가 간염 환자이기 때문이다. 특히 B형 간염은 어머니로부터 아이로 수직감염이 되기 때문에 가족 전체가 간암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B, C형 간염 보균자의 경우에는 3개월에 한 번씩 종양표지자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물론 간염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도 간암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40세 이상이 되면 간초음파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어떤 경우에 수술을 할 수 있나.
▲간암에 걸렸다면 일단 수술을 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간의 용적이 얼마나 남아있느냐다. 간이 보통 몸무게의 2%라 보면 되는데 1%는 돼야 수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상황이다. 30세 간암 환자와 60세 간암 환자는 접근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30대의 경우에는 아직 젊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0.4%인 경우에도 수술을 한 적이 있기는 하다.
―수술시간이 짧다고 들었다.
▲간은 혈류량이 많은 장기다. 출혈량이 적어야 수술 결과가 좋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하게 수술하는 게 핵심이다. 이 때문에 보통 종양이 하나 있으면 15분, 2군데 나뉘어 있으면 30분 안에 수술을 끝내도록 한다. 또 빨리 수술해야 수술 사망률을 줄일 수 있다.
―간암이 재발하면 어떻게 되나.
▲간암은 재발이 많다. 이 때문에 수술 후 3년간 2개월마다 검사를 하고 5년까지는 3개월에 한 번, 이후에는 6개월에 한 번씩 검사해야 한다. 간암은 보통 10%는 간에서 재발하고 임파절, 복막, 부신, 뼈, 폐 등으로 전이가 된다. 폐나 부신에 전이가 되면 적극적으로 절제하도록 한다. 재절제가 안 되는 경우에는 고주파치료, 색전술 등을 할 수 있다.
―간이식을 해야 하는 경우는.
▲수술을 할 수 없거나 간암 수술을 해 종양을 절제했는데 남아 있는 간에서 재발했을 때 간이식을 고려한다. 또 종양 크기가 2~3㎝일 경우에는 간 절제와 간 이식 중에서 고민을 할 수도 있다. 만약 30대인 젊은 사람이면 평균 수명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간 이식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간암을 예방하려면.
▲비만해지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간암 환자 중에 비만한 사람이 많다. 또 지방세포가 암 발생과 종양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간암이 재발해 간이식을 받는 경우 몸무게 대비 간 용적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비만한 사람은 간 용량이 더 많이 필요하다. 몸무게가 덜 나가면 그만큼 적은 양의 간 이식을 받아도 된다는 것이다. 음식으로는 레티노이드가 많이 들어 있는 녹황색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야채가 좋다고 녹즙으로 만들어 먹는 것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반찬 등으로 먹는 게 좋다.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나.
▲스트레스가 발암요인이기 때문에 즐겁게 생활하려고 노력한다. 클래식 음악을 좋아해 CD를 모으는 게 취미다. 예전에는 모은 LP판이 2000장 정도, CD는 4000장 이상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주로 종교서적이나 삶에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책을 읽는다. 특히 안셀름 그륀 신부의 책을 많이 읽는데 '삶의 학교'는 추천할 만하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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