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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800㎞까지 달리는 전고체배터리 만들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13 14:35

수정 2022.01.13 14:35

KAIST·미 조지아공대 연구진 연구개발 성과
리튬이온배터리 대체할 탄성있는 전해질 개발
성과 탁월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13일 실려
전기차 충전. 게티이미지 제공
전기차 충전.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인 연구자들이 전기차 주행거리를 800㎞까지 늘릴 수 있는 전고체배터리를 개발했다. 현재 쓰이고 있는 전기차배터리는 한번 충전해 최고 500㎞인 반면 이 배터리는 300㎞를 더 달릴 수 있다.

또한 리튬이온배터리에는 휘발성이 높은 액체전해질을 사용하고 있어 화재나 안전사고 위험성이 있지만, 이 배터리는 탄성이 있는 화합물 '엘라스토머'를 기반으로 만들어 안전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범준 교수팀과 미국 조지아공대 이승우 교수팀은 엘라스토머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해 세계 최고 성능의 전고체배터리를 만들었다. 이번 연구개발 성과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할 '꿈의 배터리 기술'로 평가받아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13일 발표됐다.


SK이노베이션 최경환 차세대 배터리 센터장은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여부는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과제로, 연구진이 개발한 엘라스토머 전해질은 기존 고분자계 고체전해질의 한계를 해결한 획기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KAIST·미 조지아공대 연구진이 개발한 엘라스토머 기반 고체전해질로 만든 전고체배터리는 세계 최고 에너지밀도를 가지고 있어 한번 충전만으로도 전기차가 800㎞까지 달릴 수 있다. KAIST 제공
KAIST·미 조지아공대 연구진이 개발한 엘라스토머 기반 고체전해질로 만든 전고체배터리는 세계 최고 에너지밀도를 가지고 있어 한번 충전만으로도 전기차가 800㎞까지 달릴 수 있다. KAIST 제공
김범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종류의 고체전해질을 개발해 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승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엘라스토머 전해질은 제조 공정이 매우 간단해, 전고체배터리 전해질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진은 고무처럼 신축성이 탁월한 엘라스토머 내부에 리튬 이온전도도가 매우 높은 플라스틱 결정 물질을 3차원적으로 연결한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 이 고체전해질은 기존 폴리에틸렌옥사이드 기반의 고분자 전해질에 비해 이온전도도가 100배 정도 향상됐다. 또한, 배터리 충·방전때 안정성에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리튬 덴드라이트의 성장을 억제해 안정성까지 확보했다.

연구진은 엘라스토머 전해질을 이용해 전고체배터리를 만든 결과, 4.5V 이상의 고전압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했으며, 410Wh/kg 이상의 세계 최고의 에너지밀도를 보였다.


이차전지 분야의 권위자인 서울대 강기석 교수는 "전고체배터리에 대한 세계적 개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기존 고체전해질과 차별되는 엘라스토머 기반의 신규 고체전해질 개발은 이 분야의 발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미 조지아공대 연구진이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과 양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전해질을 탄성이 있는 엘라스토머 기반의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 KAIST 제공
KAIST·미 조지아공대 연구진이 리튬이온배터리의 음극과 양극 사이에서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전해질을 탄성이 있는 엘라스토머 기반의 고체전해질을 개발했다. KAIST 제공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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