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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풍향계] 직장인 '소확횡' 어디까지 괜찮을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6.24 15:00

수정 2022.06.24 14:59

[직장인풍향계] 직장인 '소확횡' 어디까지 괜찮을까?
[파이낸셜뉴스] 최근 기업에서 직원의 횡령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직접적인 자금 횡령 외에도 회사의 각종 비품 등을 집으로 가져가는 등의 행위도 횡령에 해당되는지에 대해 직장인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횡령'이라는 뜻의 '소확횡'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돌 정도로 회사 비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일반적이다. 원칙적으로는 절도가 될 수 있는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직장인들은 대부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사무용품이 아닌 생활비품까지 가져가는 것에는 부정적이었다.

24일 잡플래닛이 이용자 469명을 대상으로 '소황횡' 관련한 설문조사를 약 2주 동안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업무 시간 외 다른 일을 하는 '시간 횡령'에 대한 직장인들의 의견은 사례에 따라 온도 차가 있었다.
먼저 업무 시간에 여행 정보를 찾아보는 것에 대해서는 잠깐이니까 괜찮다(57%)는 답변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아무리 업무 시간이라고 해도 '잠깐'은 눈감아줄 수 있지 않겠냐는 것.

그럼 그 '잠깐'은 어느 정도의 시간을 말하는 걸까? 30분 정도 우체국이나 은행 등 개인 용무로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 없다(53%)는 답변이 절반을 조금 넘겼다. 급한 개인 용무가 있다면, 30분 내외의 업무 시간은 개인적으로 써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절반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업무 시간에 자주(한 시간에 한 번) 담배를 피우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했다. '괜찮다'와 '안 된다'가 각각 절반인 50%를 차지했다.

회사 비품을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물품이 사무용품인 경우에는 챙겨가도 상관 없다는 답변이 많았다. 예를 들어, 회사 볼펜은 어차피 쓰라고 둔 거니 집으로 가져가도 괜찮고(60%), 회사에서 A4용지로 개인 자료를 출력하는 것도 괜찮다(78%)는 게 다수의 선택이었다.

하지만 사무용품이 아닌 생활용품에 가까운 비품이라면 어떨까.

간식류에 대해서는 챙겨갈 수도 있다는 답변이 53%, 회사에서 일하면서 먹으라고 둔 건데 그걸 집에 왜 챙겨가느냐는 답변이 47%였다.

물티슈의 경우에는 집에 가져가는 직원에 대해서는 안 된다(72%)는 답변이 훨씬 많았다. 간식이야 직원들 먹으라고 둔 거라지만, 물티슈 같은 생활용품은 양심상 가져가기 불편하다는 것.

사무실에서 전기를 개인적인 목적으로 마음껏 쓰는 직장인들에 대해서는 다들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사무실에서 보조배터리를 3개씩 충전해가도 되는가?'라는 질문에, '괜찮다'는 답변을 선택한 이들이 71%에 달했다.

이미 직장인들에게 관행처럼 만연해 있는 '소확횡'은 회사가 알면서도 문제 삼지 않는 경우가 많아 회사가 문제 삼는 일은 드물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자면 사내 절도에 해당한다.

'개인적, 조직적 및 환경적 요인이 직원 절도에 미치는 영향 연구'라는 국내 한 논문에 따르면 직원 절도에는 크게 △욕구 불만과 스트레스 정도(개인적 요인) △직원 절도에 대한 처벌 가능성, 직무 불만족, 갈등 정도(조직적 원인) △조직 분위기와 경제적 어려움(환경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고, 도덕적 해이 정도는 직원 절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잡플래닛 관계자는 "'소확횡'이라는 말이 유행하게 된 것도 직장인들이 회사 안에서의 불만족을 소소한 방식으로 해소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에서 시작된 것이기 때문"이라며 "절도 자체는 범죄지만 직원 절도를 개인에게만 돌리기 전에 조직의 분위기와 운영 방식을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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