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자식에게 손 빌리기 싫었던 한 남성이 직접 휴대전화 중고거래를 하려다가 전시용 모형을 15만원 주고 구입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빠가 당근마켓에서 플립4 사기당하셨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그의 부친은 갤럭시S8 기종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A씨는 "최신 휴대전화로 바꾸라"고 설득했으나, 부친은 "지금 쓰는 게 좋다"며 휴대전화를 교체하지 않았다.
A씨는 "원래 내가 휴대전화 사드리는데 아빠 딴에는 나한테 손 빌리는 게 싫으신 것 같다"며 "미루고 미루다 이번에 직접 휴대전화를 바꾸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평소 새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중고 거래를 이용해 시세를 잘 모르던 부친은 '당근마켓'에 갤럭시 플립4 제품이 올라온 것을 보고 구매에 나섰다.
판매자는 "갤럭시 Z 플립4 5G 핑크골드 레플리카(실물을 모방해 만든 복제품) 판매합니다"라며 전시용 모형을 15만원에 판매했다.
부친은 상자 포장까지 돼 있어 의심 없이 직거래한 뒤 집에 돌아왔다가 진짜 휴대전화가 아니라 매장 전시용 모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글에 '핑크골드 레플리카'라고 적혀 있어서 모델 종류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부친은 휴대전화를 파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 판매자에게 "실제 휴대전화가 맞냐"는 질문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판매자는 "모형인 거 제목이랑 사진에 다 명시돼 있는데 착각한 사람 잘못이지, 난 잘못 없다"며 "상식적으로 최신 휴대전화 중고가 15만원인 게 말이 되냐. 이 가격을 보고 휴대전화를 파는 거로 생각하는 사람이 이상한 것"이라고 환불을 거부했다.
이를 두고 A씨는 "모형이라는 표식은 마지막 사진 맨 밑에만 깨알같이 적혀 있다"며 "나머지는 다 휴대전화를 접은 상태로 찍은 사진"이라고 황당해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저런 모형이 15만원씩이나 하냐. 누가 봐도 어르신들처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충분히 오해하게끔 낚으려고 한 것 같은데 사기죄로 성립 안 되냐"고 분노했다.
이와 관련 누리꾼들은 "판매자가 다 적어놨으니 사기 아니다. 구매자가 부주의했던 것"이라고 봤다. 이들은 "당근마켓 자주 하신다면서 휴대전화 시세 모르는 게 말이 되냐", "최신 휴대전화를 싸게 사려다가 제대로 확인 안 하고 산 게 문제", "판매자를 사기꾼으로 몰아가는 건 너무 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어르신들은 착각할 만하다. 모형이라는 걸 강조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중고거래를 통해 물건을 구입한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구매자가 단순변심으로 인해 환불을 요구해도 판매자가 환불을 해주지 않아도 된다.
특히 상품을 판매할 때 '하자가 있어도 환불이 어렵다'고 알렸거나 구매자의 부주의로 제품이 망가진 경우에는 더욱 환불이 어렵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