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 외신에 따르면 브레이버먼은 이날 사퇴 이유로 자신이 "개인 e메일을 통해 신뢰하는 동료 의원에게 공식서류를" 보낸 점을 들었다. 그는 사퇴서에서 "이는 실질적으로 규정 위반"이라면서 "정부 업무는 공직자들이 자신의 실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것에 기반한다"고 밝혔다. 브레이버먼은 이어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체 하면서 마치 모두가 우리의 실수를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 또 상황이 마술처럼 제자리를 찾기를 기대하는 것은 진지한 정책담당자의 태도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브레이버먼은 사퇴서에서 트러스 총리의 정책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그는 "이 정부의 (정책)방향에 우려한다"면서 "우리가 유권자들에게 했던 핵심 공약을 파기했다는 것뿐 아니라 스스로 한 약속을 존중하지 않는 점이 더욱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트러스는 총리직이 걸린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대대적인 감세를 추진하면서도 재정지출은 줄이지 않은 채 재정적자를 감축하겠다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내세웠다. 법무장관 출신인 브레이버먼도 경선에서 그와 맞섰다 패배한 바 있다.
트러스는 그러나 막대한 국채 발행이 뒤따르는 이같은 경제공약이 금융시장을 뒤흔들자 결국 지난 14일 자신의 공약을 강행하던 콰텡 재무장관을 쫓아내고, 그 자리에 헌트를 앉혔다. 헌트는 트러스의 감세 약속을 무효화하고 증세와 재정지출 감축 카드를 꺼냈다.
트러스는 이날도 총리직을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자신이 주도한 콰텡 전 장관의 대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이른바 '미니' 예산안이 심각한 후폭풍을 불러 결국 U턴한 데 대해 정치적 책임을 질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자신이 "포기자가 아니라 전사"라며 총리직 사수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의회 연설을 "죄송하다"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과로 시작했지만 자신이 "영국의 국가적 이해에 맞게 행동했다"면서 "영국이 경제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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