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기존 고객 대규모 이탈 가능성 제기
대환대출플랫폼 결국 과점체제로 갈 것이란 예상도
[파이낸셜뉴스]
대환대출플랫폼 결국 과점체제로 갈 것이란 예상도
오는 31일 신용대출 대환대출 인프라 출범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있으나 일부 저축은행의 건전성 악화, 대환대출플랫폼의 과점화 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3개 금융사들과 23개 대출비교 플랫폼 업체가 참여하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31일부터 가동된다.
대환대출 인프라가 가동되면 금융사들 간 금리 경쟁이 활발하게 이뤄져 자연스럽게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각 사별로 취급가능한 한도를 설정해두고 있어 효과가 기대만큼 크진 않을 전망이다.
실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대환대출시장은 연간 최대 11조원인데 올해는 5월 말에 시작한 만큼 7개월 분인 약 7조원에 그칠 전망이다. 각 사별 대환대출 취급한도는 은행이 4000억원, 저축은행 3000억원, 캐피탈 500억원, 카드사는 전년 신규취급액의 10%로 설정돼 있다. 국내 신용대출 시장이 연간 250조 원임을 감안하면 대환대출시장은 0.5%에 불과하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김혜미 연구위원은 "이 때문에 대환대출 인프라가 도입됐다고 해서 특정 금융회사로 신용대출 고객들이 몰려 기존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특정 금융회사에서 유출되는 신용대출은 제어장치가 없어 특정기관에서 대규모 신용대출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우량차주들이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으로 빠져나갈 수 있어 대출 포트폴리오 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한국은행보고서(2021년)에 따르면 비은행권 신용대출 고객 중 27%가 1~3등급 고신용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은 대환대출 인프라 도입으로 기존 고객의 이탈이 대규모로 일어날 수 있다"며 "그러나 연체율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를 낮춰가며 무리하게 영업을 하긴 힘든 만큼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도 "고신용자임에도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것은 한도가 넘었다거나 다중채무자이거나 등등 이유가 있기 때문에 1금융으로 넘어가기가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이나 최근 인터넷은행들이 중신용자 대환대출 상품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어 우려가 있긴 하다"고 말했다.
대환대출플랫폼이 23개나 되지만 결국 과점체제로 수렴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대환대출플랫폼에서 고객이 여러 금융사의 대출정보를 조회하기 위해서는 건당 15원을 지불해야 하는데 조회한 고객들이 모두 대환대출을 받는 것은 아닌 만큼 결국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플랫폼사는 비용부담을 견디기 어려워진다. 게다가 취급한도가 정해져 있어 금융사들도 여러 플랫폼에 입점하기 보다는 대형플랫폼을 선호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경쟁촉진을 위해 대환대출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결국 몇 개의 대형 플랫폼만 살아남을 경우 애초에 의도한 것과 같은 효과가 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