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이 먼저입니다' 26일 출간...'오픈런'까지
재등장 직후 '이재명 때리기' 메시지..."재판이나 잘 받아라"
배신자-검사 이미지, 대권 행보 걸림돌
경쟁자 吳-洪과 달리 명태균 리스크 없는 것은 강점
尹 거리 좁히기VS거리 두기 韓 선택 주목
재등장 직후 '이재명 때리기' 메시지..."재판이나 잘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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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 吳-洪과 달리 명태균 리스크 없는 것은 강점
尹 거리 좁히기VS거리 두기 韓 선택 주목

[파이낸셜뉴스]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돌아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직후인 지난해 12월 16일 당대표직을 내려 놓고 국회를 떠난지 72일만이다. 정치권에는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점치는 인사들이 많은 만큼, 조기대선 국면을 앞두고 정치권에 복귀한 것으로 읽힌다.
조기대선 염두..이재명 때리기 선제 공격
26일 한 전 대표가 집필한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한동훈의 선택'이 대중 앞에 공개되는 동시에, 한 전 대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를 냈다. 한 전 대표는 책에서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이 이재명 대표"라며 "이 대표가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사법부 유죄 판결을 막으려고 계엄이나 처벌 규정 개정 같은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했고, 이 대표가 "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반응했다.
한 전 대표의 정치권 복귀는 기정 사실이었지만 복귀 직후 어떤 메시지를 낼지는 미지수였다. 취재 결과 반이재명 전선, 당내 경선을 염두에 둔 통합 행보, 인공지능(AI)·청년 문제 등 정책 행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때리기 등이 선택지로 제시됐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재명 때리기'가 최종 선택됐다.
한 전 대표의 이재명 때리기 전략은 자신의 가장 큰 취약점인 '배신자 프레임'을 벗기 위해 '계엄 반대-탄핵 찬성' 메시지를 뒷전에 놓은 결과로 해석된다.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는 것은 한 전 대표가 윤 대통령 강성 지지층의 표를 확보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이다. 한 전 대표 저서 출간일이 이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결심 공판일과 겹치면서 이재명 때리기로 존재감을 과시한 것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1위를 때린다는 것은 일반적 선거전략"이라며 "보수 지지층이 반명 전선으로 뭉치는 상황이니 지지층 결집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배신자 프레임 벗어 던지기는 대표적 찬탄파이자 친한계인 김상욱 의원의 친한계 톡방 퇴장으로 이어졌다. 김 의원은 친한계 텔레그램 단체방인 '시작2'와 친한계 인사 모임 '언더73' 톡방에서 나갔다. 이는 한 전 대표가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과감한 목소리를 내온 김 의원을 밀어내고 당 내 포용과 통합의 입장으로 변신하기 위함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에 김 의원은 통화에서 "친한계 모임에서 밀려난 것은 사실이고 아쉽지만 여전히 한 전 대표를 지지하고, 앞으로도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관련, 언더73 박상수 인천 서구갑 당협위원장은 MBC 뉴스하이킥에서 "(찬탄파가) 좌파몰이를 당할 수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껴 나간 것 같다"며 "당연히 동지"라고 설명했다.
지금껏 보였던 강경한 태도보다 포용과 통합을 위해 당내 중진 의원들과 소통하고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측근에게서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 전 대표는 저서에 윤 대통령에 대해 '인간적으로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외연확장, 중도보수 지지율이 관건
한편 '정치 초보'라는 이미지도 벗어내기 위해 원로들과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조갑제 '조갑제TV' 대표와 설 연휴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외 정치권 원로들과도 만나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경제 인사들과 만나 정책 행보를 보이는 것도 검토 중이다.
한 전 대표가 지닌 또 하나의 과제는 '검사 이미지'다. 윤 정권이 사실상 실패하면서 검사 출신 대통령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악화됐기 때문이다. 대화와 타협보다 자신이 정의한 '악'과의 대립을 우선한다는 이미지다. 한 전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저서 소개란에 21년 검사 이력을 제외했다. '정의-악'이란 이분법적, 검사식 세계관보다 포용의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일부 친한계 인사들이 조언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계엄 찬성 세력에 손을 내민다면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본선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계엄을 해제하고 탄핵 찬성에 앞장선 색깔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선을 통과할 순 있어도 본선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가 정국에 강한 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여권 유력 후보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와 달리 명태균 리스크에서 자유롭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보다 '중도 확장성'이 강하다는 판단 아래서다. 친윤 중심의 당권이 한 전 대표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만 해결한다면 경쟁력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 한 전 대표가 AI 등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있는 만큼 정책 행보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윤 대통령과의 명확한 차별화에 실패하면 지지세 회복에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지금껏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과 확실한 거리두기를 못해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본인만의 비전과 정책을 선보이고 이슈를 주도하는 능력도 보여주면서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한 전 대표는 3월 중 북콘서트를 열어 대중 앞에 서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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