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패션

"아이 옷엔 돈 안아껴"… 패션업계 먹여살리는 키즈 브랜드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03.11 18:04

수정 2025.03.11 18:04

국내 아동복 4년새 33% 성장
뉴발란스·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스포츠 키즈' 매출 매년 급증
뉴발란스 키즈 2025년 봄·여름(SS) 시즌 신상품 '포인트 크롭 바람막이' 이랜드 제공
뉴발란스 키즈 2025년 봄·여름(SS) 시즌 신상품 '포인트 크롭 바람막이' 이랜드 제공
고물가 속 부진에 빠진 패션업계가 '스포츠 키즈 시장'의 고성장 덕분에 위기를 넘어서고 있다. 성인 브랜드의 인지도를 등에 업고 시장 공략이 수월한 데다 저출산 분위기에 아이에게 드는 의류비를 아끼지 않는 소비 성향이 짙어져 패션사들이 키즈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스포츠·아웃도어 브랜드를 중심으로 키즈 브랜드 출시가 활발하다. 키즈는 5~7세, 주니어는 7세 이상이 주요 타깃이다. 아동복 시장은 저출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아동복 시장은 2조4490억원으로 2020년(1조8410억원)과 비교해 33%가량 늘었다. 의류뿐 아니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의 아동용 스니커즈 인기도 높다. 올해 1~2월 무신사 키즈에서 신발 카테고리 거래액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상품으로는 반스 키즈 '뉴스쿨 엘라스틱 레이스 토들러', 아디다스 키즈 '슈퍼스타 CF' 등 글로벌 브랜드의 유명 모델의 키즈 버전이 대표적이다.

스포츠 브랜드 가운데 키즈 시장에 가장 공들이는 곳은 이랜드 '뉴발란스 키즈'다. 뉴발란스에서도 가장 인기 제품으로 꼽히는 러닝 기반의 1906시리즈, 530시리즈, 990시리즈 등 스니커즈를 아동용으로 재해석해 출시한 게 성공하며 매출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뉴발란스 키즈는 2013년 매출 200억원에서 출발해 이듬해인 2014년 백화점 매출 기준 아동복 시장 1위를 꿰찼다. 2023년에는 매출 2000억원을 달성했고, 지난해 2200억원을 넘겼다. 올해는 270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더네이쳐홀딩스가 전개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키즈는 2019년 첫선을 보인 후 2023년까지 매년 꾸준히 1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책가방뿐만 아니라 성인 라인에서 인기 있는 '글로시 패딩'과 같은 제품들이 인기가 좋다. 이 제품은 지난해 발주량을 전년 대비 600% 수준으로 늘렸는데 모두 완판됐다.

2015년 처음 발매된 네파 키즈는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 10~14세의 '프리틴 세대'를 중점 공략하는 주니어 신규 브랜드 '아이엠아이(IAMI)'를 새롭게 내놨다. 네파 키즈가 5~12세를 주요 타깃으로 한다면 아이엠아이는 업계 최초로 주니어 여아를 위한 제품을 내놓은 브랜드다. 네파 키즈는 키즈 브랜드 대표 제품인 신학기 책가방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6% 성장하는 등 꾸준히 좋은 매출을 내고 있다.

키즈라인 출시가 활발한 건 성인 브랜드의 탄탄한 인지도와 제품 신뢰도를 기반으로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부모, 조부모, 친척들까지 한 명의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여는 '텐포켓' 현상도 아동복 시장 성장세를 거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녀에게 검증된 제품을 입히고 싶은 부모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며 "아울러, 부모와 자녀가 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으려는 '시밀러룩' 트렌드의 영향으로 키즈라인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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