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사고' 증가, 시민 불안 고조
'급발진 사고' 증가, 시민 불안 고조

차량 급발진 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2024. 07.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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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급발진 사고 대표 전조 증상

엔진 소음 증가, 이상 굉음 신경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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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사고 현장. ⓒ사진 강릉소방서 제공, 뉴스1
지난 2022년 12월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사고 현장. ⓒ사진 강릉소방서 제공, 뉴스1

'급발진'이란 차량이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급가속을 일으키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급발진 사고는 매우 낮은 속도로 운행하는 도중 엔진에서 비정상적인 굉음이 발생하며 아주 빠르게 발진하며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급발진 시에는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도 차량이 정지하지 않아 운전자와 동승자를 혼란에 빠뜨리곤 합니다.

공통으로 발생하는 급발진 증상에는 'RPM의 비정상적인 상승'이 있습니다.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1,500RPM 정도는 괜찮지만 4,000RPM이 넘고 굉음이 발생하면 운행을 바로 멈추고 점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RPM 급상승과 같이 유의할 점은 엔진 소리가 커진다는 점인데요.

엑셀을 밟지 않았음에도 '우우웅'하는 소리와 함께 RPM이 올라간다면 급발진 전조증상으로 의심해 봐야 합니다. 엔진 오일이 많이 줄거나, 반대로 많이 늘어날 경우도 주의 깊게 살펴보세요. 이러한 전조 증상을 인지했다면 절대로 운행하지 말고 이상 증세를 영상으로 남겨 서비스 센터에 견인 후 조치 받기 바랍니다.

차량 급발진 사고 예방은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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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인지 아닌지 밝히기 위한 재연 시험.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사고 차량과 동일하게 카메라와 변속 장치 진단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급발진인지 아닌지 밝히기 위한 재연 시험.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사고 차량과 동일하게 카메라와 변속 장치 진단기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 연합뉴스

급발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동을 걸 때 유의해야 합니다. 두 번 나눠서 시동 거는 것을 권장하는데요. 전압이 갑자기 여러 군데 공급되기 때문입니다. 모든 전자 시스템이 연결될 때까지 여유가 필요한 것이죠. 브레이크를 밟지 말고 1차 시동을 건 다음 계기판과 경고등이 켜진 후 브레이크를 밟으며 2차 시동을 거는 것이 안전합니다.

시동을 건 후에도 바로 출발하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급발진이 처음에 시동을 걸어 출발할 때 많이 발생하는데요. 출발 전 1~2분 정도의 워밍업은 필수이며 평소 내부 습기가 없도록 관리하는 것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전자 센서는 습도에 취약하니 일주일에 한 번씩 히터로 건조하기 바랍니다.

한편 차에 진공펌프를 달면 사고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기본적으로 가솔린은 진공펌프가 없이 출시되어 엔진의 기본 진공 상태에 의존합니다. 이때 급발진이 나면 진공이 급감소하고 진공이 부족하면 브레이크는 먹통이 되고 맙니다. 급발진 시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딱딱하다고 말하는 것이 그 때문인데요. 추가 안전장치인 진공펌프를 따로 달아주면 차를 세울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집니다.

도로 위 시한폭탄, 차량 급발진의 주요 원인

전자 제어 시스템 오작동, 급발진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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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적 오류

요즘 빈번하게 일어나는 '급발진 사고'는 자동차에 센서와 컴퓨터가 장착되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며 전기신호를 통해 편리하게 자동차를 조작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스마트 자동 키 등으로 시동을 걸며 차에 전기 신호를 보내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며 급발진을 야기한다고 합니다. 이 같은 전자 제어 시스템의 오작동은 급발진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기계적 오류

기계식이면 급발진하는 사고가 없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요. 기계식도 기계장치적 결함에 의해 급발진이 발생한 바 있습니다. 기계식일 경우 가속페달을 밟으면 스로틀바디와 와이어로 연결되어 닫아줬었는데, 이물질이 끼거나 어떤 이유에서 스로틀이 닫히지 않게 되며 급가속이 일어났습니다.

또한 기계적 오류는 차량의 배기가스를 배출하는 부품인 '터보 차저' 때문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터보차저는 터빈을 돌려서 엔진 배기가스를 배출하고, 그 힘으로 차의 동력을 보조하는 중요한 부품인데요. 우연히 엔진오일에 터보차저가 빨려 들어가게 되면 엔진에 과부화가 일어나고 순간적으로 급발진이 발생합니다.

사고율 높은 고령운전자, 제도적 관리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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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 서울 시청역 교차로에서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를 일으킨 60대 운전자는 급발진 때문이라고 주장했는데요. 해당 사건으로 인해 고령운전자의 '면허 자격 논란'이 재점화되었습니다. 운전자가 음주나 마약을 투약한 정황이 없고 65세 이상임을 고려했을 때 운전 판단력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입니다. 고령운전자의 운전 면허 제한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운전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고령자들은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대책

9일 오전 서울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에 면허 발급을 위해 방문한 고령 운전자들. ⓒ2024년 7월 9일 사진 뉴시스
9일 오전 서울 노원구 도봉운전면허시험장에 면허 발급을 위해 방문한 고령 운전자들. ⓒ2024년 7월 9일 사진 뉴시스

정부는 지난 5월 국토교통부와 경찰청 등과 합동으로 '2024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을 통해 '조건부 면허제 도입 검토'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운전자 능력에 따라 야간 시간대와 고속도로 운전을 금지하고 최고속도 운전 제한, 첨단 안전 장치 부착 등의 조건을 부여해 운전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고령운전자가 고속 운전, 야간 시간대 운전 등을 금지하는 조건부 면허 제도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고령운전자 관리를 위해 면허 갱신 주기를 단축하고 도로 주행시험을 운용 중이며 일본에서는 70세 이상 운전 면허 갱신 시 고령자 강습을 수강해야 합니다.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 제도

3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시 교통정책과에서 공무원이 반납이 완료된 운전면허증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 2024년 7월 3일 뉴스1
3일 오후 경기 수원시 권선구 수원시 교통정책과에서 공무원이 반납이 완료된 운전면허증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 2024년 7월 3일 뉴스1

나이가 들수록 주의집중력과 반응속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비율은 2019년 23%에서 2023년 29.2%까지 오를 정도로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75세 이상의 고령운전자 사망사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 브레이크와 액셀 페달 조작 오류로 인한 사망 비중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사망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고령자 스스로 운전면허를 반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부와 경찰청, 지자체에서는 고령자의 교통사고를 최소화하고 도로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운전면허 반납을 유도하는 제도를 시행 중입니다. 고령자의 기준은 지자체별로 다르며 운전면허 반납 시 지원되는 혜택은 교통카드 혹은 지역화폐 지급, 일정기간 시내버스 무료이용 등으로 다양하며 혜택 범위는 10~30만 원 내외입니다.

쉽지 않은 사고 원인 규명, 현행법 개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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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낸 차량 운전자 차모(68)씨가 사고 직후부터 4일 진행된 첫 피의자 조사에서 일관되게 급발진을 사고 원인으로 주장하면서 급발진 시 대처 방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사고를 일으킨 역주행 제네시스 차량 인근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시스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낸 차량 운전자 차모(68)씨가 사고 직후부터 4일 진행된 첫 피의자 조사에서 일관되게 급발진을 사고 원인으로 주장하면서 급발진 시 대처 방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사고를 일으킨 역주행 제네시스 차량 인근을 통제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시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접수된 급발진 신고 236건 중 실제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것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급발진 사고로 신고해도 입증 과정이 까다롭고 입증 책임이 제조사 측에 없어 소비자, 운전자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이기 때문인데요.

이를 두고 자동차를 20년 넘게 연구해온 자동차 정비 명장 박병일씨는 "급발진 증명 책임이 미국 등 외국처럼 제조사에 증명 책임을 지우도록 현행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인이 대기업을 상대로 싸워 이기기란 계란으로 바위치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소비자의 입장을 대변해 자동차 관련 소송에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변호사 양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또한 급발진 의심 사고를 입증하는 데 통상적으로 사고기록장치인 EDR이 쓰이는데요. 이 장치를 100% 신뢰하기는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엔진 전자제어장치(ECU)도 오작동을 하는데, EDR 장치라고 반드시 정상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급발진 판결의 핵심열쇠였던 EDR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판례도 일부 생겨나고 있습니다.

속수무책인 차량 급발진, 대처방법은?

안전하게 부딪히며 속도 줄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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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자동차 급발진 대처법 관련 일부 유튜브 쇼츠 영상. ⓒ사진 유튜브 캡쳐, 뉴시스
[서울=뉴시스]자동차 급발진 대처법 관련 일부 유튜브 쇼츠 영상. ⓒ사진 유튜브 캡쳐, 뉴시스

운전 중 갑자기 차량이 급발진하고 브레이크가 제대로 밟히지 않으면 몹시 당황스러울 텐데요. 가장 먼저 모든 페달에서 발을 뗀 후 현재 가속 페달을 밟고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간혹 잘못 밟아 급발진으로 착각해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확인 후에는 브레이크를 최대한 세게 한 번만 쭉 길게 눌러 속도를 낮추려 시도해야 합니다. 브레이크를 두세 번 나눠 밟을수록 진공 상태가 약해져 오히려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그 다음 기어를 중립으로 놓아 속도가 줄어들게 한 후 핸드 브레이크를 올려줘야 합니다.

이 모든 시도에도 불구하고 결국 속도를 늦추거나 차량을 멈추지 못했을 때는 최대한 안전하게 부딪히는 것이 관건입니다. 가장자리로 차로를 변경해 턱이 있는 블록에 타이어를 마찰시켜 타이어 펑크를 내서 차를 세우는 방법이 있는데요. 만약 주변 환경이 여의치 않다면 정면은 최대한 피하고 측면으로 부딪히기 바랍니다. 특히 정면충돌을 주의해야 할 장애물은 전봇대, 가로수, 건물 등입니다.

페달 블랙박스 도입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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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안전공단 발표 자료. ⓒ사진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제공, 뉴시스
한국교통안전공단 발표 자료. ⓒ사진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 제공, 뉴시스

차량이 돌진하는 급발진 사고가 늘어나며 정부는 페달 블랙박스 도입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페달 블랙박스란 액셀과 브레이크 등 운전석 하단의 페달을 녹화하여 사고 원인이 차량 급발진에 의한 것인지 운전자의 페달 조작 실수인지 밝혀낼 수 있는 장치인데요.

국토교통부는 국내외 완성차 제조사에 자동차 출고 시 페달 블랙박스 장착을 거듭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페달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운전자에게는 자동차 보험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토부의 가격 인상과 수입차를 둘러싼 통상 마찰 가능성을 감안해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의무화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페달 블랙박스 설치를 위해선 자동차 설계 변경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소비자들은 최근 급발진 사고에 큰 충격을 받아 페달 블랙박스 구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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