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 발라드곡 '끌림' 6년만에 발표
한 곡씩 정성들여 12개월간 12곡 계획
한 곡씩 정성들여 12개월간 12곡 계획

"데뷔 20년이요? 완전하게 채우지 못한 시간이었죠. 20년을 지나온 게 자랑스럽다기보다 부끄러운 부분이 더 많아요. 누군가는 부딪히고 경험하면서 맷집이 생긴다고 하던데 제 안엔 여전히 약한 면이 있더라고요. 저는 숨었다 올라오는 방식으로 힘들었던 시간과 상처를 치유하는 사람이었고요. 스스로 제 자신을 밀어붙이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서야 '나는 이 정도의 그릇을 가진 사람이구나'하는 걸 받아들이게 됐어요. 이제 큰 욕심 부리지 않고 꾸준히 해보려 해요."
양파가 브리티시 발라드 곡 '끌림'을 들고 돌아왔다. 정규앨범 발매 이후로는 10년 만이고, EP 싱글앨범으로는 6년만에 선보이는 신보다. 꽤 오랜 공백을 깨고 새롭게 선보이는 셈이지만 그래도 그는 간간이 그의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2년 전인 2015년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 3'에서 가왕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고, 지난해 이맘때부터 올 봄까지는 뮤지컬 '보디가드'에서 주인공 레이첼 마론 역을 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파는 "자신의 노래를 하는 가수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을 해왔고, 그런만큼 음악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고 했다.
![[yes+컬처]가수 양파 "돌이켜보면 난 늘 변화를 선택했다"](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7/12/14/201712141704045302_l.jpg)
―'브리티시 발라드'라는 색다른 장르의 곡을 들고 나왔다.
▲음악 작업을 할 때마다 도달하고 싶은 음악인으로서의 목표가 반복되는데 그중 하나가 원래 해온 음악을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변화할 것인지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늘 변화하는 쪽을 선택해왔던 것 같다.
―이번에 한 곡을 들고 나왔지만 향후 1년간 총 12곡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들었다.
▲음악 시장이 많이 변했다. 열 몇 곡의 앨범을 한 장에 담으면 그 가운데 한 곡도 들어주기 힘든 시장이다. 그래서 고민 끝에 한 곡씩 정성들여 내고, 나중에 그 곡들을 모아서 정규 6집 앨범으로 칭하기로 했다. 윤종신 선배처럼 매달 한 곡씩 못을 박듯 내지는 못할 것 같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완성되는 대로 좋은 시기에 발표할 예정인데 단지 큰 틀 안에서 12개월인거다. 현재 3~4곡 정도가 준비과정에 있는데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미니앨범처럼 몇 곡을 묶어서 낼 수도 있다.
―작사에 직접 참여했다. 모티브가 된 경험이 있었는지.
▲가사를 쓸 때 개인적인 경험들도 있지만 거기서 실마리를 뽑아 상상을 더하면서 풀어간다. 이번 곡 같은 경우에는 정말 여러 다른 가사 후보군들이 있었다. 여러 버전 중에서 이게 가장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했다. 요즘 내 머릿속 화두가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을까'이다. 주변 친구들을 돌아보니 외로워하는 모습이나 설레고 싶다는 이야기가 가장 많았다. 나이가 들수록 설레기가 정말 쉽지 않은데 그런 상태를 표현한 곡이다.
―앞으로 1년간의 앨범 작업에서 다양한 콜라보를 시도한다는데.
▲사실 처음엔 6집 앨범을 내 음악으로 다 채워야지 했었다. 그러다 그 생각이 어쩌면 오만이거나 욕심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에게 듣고 싶어하는 노래가 있고 기대하는게 있는 거니까 보편성을 가져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 나얼 오빠랑 친해서 자주 보는 사이인데 작곡을 해주셔서 같이 작업을 할 생각이고, 윤종신 오빠, 검정치마(조휴일)도 같이한다. 검정치마 분들은 제가 팬인데 최근에 로맨틱 록 장르의 곡을 만든걸 보고 발라드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을 했다. 이밖에 샘킴이라는 친구도 좋아하고 힙합하는 분들과도 무언가를 해보려 생각중이다.
―향후 콘서트 계획은.
▲의욕은 많은데 이걸 현실화하려면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내년 1월 컴백 공연을 계획했다가 여러 상황으로 현재 보류중이다. 지금은 한 곡만 나온 상황이라 공연을 바로 하면 옛날 노래를 더 많이 불러야 한다. 그래서 3~4곡 더 나온 이후가 되거나 아니면 내년 이맘때 12곡을 다 모아서 정규앨범을 발표하면서 공연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큰 공연장보다 관객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한옥이나 작은 공간에서 공연을 해보고 싶단 생각도 있다.
―재작년 '나는 가수다 3'에서 가왕이 되면서 방송 출연 제의도 있었을텐데.
▲물론 러브콜은 많았는데 제가 물 들어올 때 노를 못젓는 성격이더라. 잘 됐을 수도 있지만 그때 소속사 없이 혼자 활동하다 보니 프로그램 끝나면 어디론가 떠나 쉬고 싶단 생각뿐이었다.
―지난해 이맘때 뮤지컬 배우로 새로운 도전을 했고 소기의 성과도 있었다. 앞으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할 계획도 있나.
▲물론 좋은 기회가 오면 할 생각이다. 지금 밝힐 순 없지만 의견 조율 중인 것도 하나 있다. 하지만 그때 뮤지컬 '보디가드'를 선택했던 건 뮤지컬이라서가 아니라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였기 때문이다. 뮤지컬은 노래의 연장이 아닌가 생각했는데 정말 쉽지 않았고 마치 20년 전 처음 데뷔했을 때처럼 어설픈 경험도 많이 했다. 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 많았고 이를 통해 오히려 '내가 가수구나'라는 걸 뚜렷이 느꼈던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나온 20년 보다 앞으로 20년 동안 발표할 노래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늘 젊은 생각을 갖고 살고,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용기있게 나이들어갔으면 좋겠다. 내 자리를 지키는 사람. 그 생각이 담긴 곡을 만들고 그런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게 꿈이기도 하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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