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곳 육박 해외 한식당 줄줄이 '영업정지'
부담은 오롯이 점주에게... 정부 지원 無
K푸드 거점 전략 육성 "이대로 무너지나"
부담은 오롯이 점주에게... 정부 지원 無
K푸드 거점 전략 육성 "이대로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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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1. UAE(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한국식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부터 무기한 가게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예방차원의 강제 영업정지조치였다. 월세만 5000만원(200㎡ 기준)에 달하는 호텔 내 매장이라서 피해가 이만저만 아니다. 호텔이 아니면 술 판매가 안 되는 현지 사정상 중급 호텔에 자리한 대부분의 한식당이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 당국으로부터 지원도 한 푼 없는 상황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월세를 감당하지 못해 마음고생하는 점주들이 한둘이 아니다. 현재 두바이는 하루 평균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4일(현지시간) 기준으로 한국을 제치고 확진자수 1만4163명으로 32위를 기록했다.
#2. 체코 프라하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영업일수는 '0'이었다. 코로나19로 정부가 번화가 식당 영업을 금지한 탓이다. 배달은 가능했지만 한식 특성상 배달할 수 있는 메뉴가 많지 않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개별 자영업자에겐 지원이 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현지에서 법인을 내고 사업하는 B씨는 한푼도 받지 못했다.
■4만 여곳 해외 한식당, 생사기로에
4만 여곳에 육박하는 해외 한식당 상당수가 코로나19로 생사기로에 섰다. 전 세계적 한류 붐과 K푸드 진흥책에 힘입어 지난 5년 동안 3배 이상 늘어나는 호황을 누렸지만, 위기 상황에서 정부 지원 없이 버티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현황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진출 식당들은 그야말로 각개전투 상황에 놓여 있다.
6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해외에 진출해 있는 한국 음식점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팬데믹)으로 줄줄이 영업정지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한국 국적으로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경우 현지인에 비해 지원이 부실하고 업종전환도 어려워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특히 고전하는 건 개인이 운영하는 업체들이다. 유럽을 비롯해 남아메리카와 중동 등에 위치한 대부분이 개인 음식점이다. 이들 업체들은 현지 당국으로 부터 일방적인 영업정지 통보를 받아도 뾰족한 수가 없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원금이 나오지 않아 고정비만 날리기 십상이다.
이런 지역일수록 해당 지역의 한식 거점으로 중요도가 크지만 우리 당국은 뚜렷한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매년 수백억원을 들여 해외 한식당을 지원해온 농식품부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19 국면에 돌입한 이후 해외 음식점 운영자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전무할 실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해외진출한 식당에 대해서는 지원하고 있는 게 없다"며 "초창기에 협회나 단체 통해서 사례를 수집하긴 했는데, 모집한 건도 워낙 적고 전반적인 동향 파악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규모 큰 프랜차이즈도 마찬가지
2019년 기준 해외에서 영업 중인 한국 음식점은 최소 3만5000여곳에 달한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난해 파악한 외식기업 운영 점포만 4319곳이고, 개인이 직접 또는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는 한식당은 2017년 한식진흥원 조사 기준 3만 곳이 넘는다.
이들 중 90% 가량은 한국보다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국가에 터전을 두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 싱가포르, UAE 등이다.
이중 대다수에서 음식점 영업정지 통보가 이뤄졌고, 상당수 음식점이 해당 정부로 부터 지원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모두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 부담이다.
규모가 큰 프랜차이즈라고 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외식기업 디딤이 운영하는 마포갈매기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미국 점포는 3월부터, 가맹인 싱가포르 점포들은 4월부터 정상 운영이 어려운 상태다. 현재 이들 점포는 배달 위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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