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정책

서울-부산-세종...지자체들, 블록체인 도입 '봇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0.12 09:38

수정 2020.10.12 09:39

부산 블록체인특구에서 다양한 실험 중
가상자산 관련 정책은 없어 한계로 지적
[파이낸셜뉴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행정에 잇따라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 위변조가 사실상 불가능해 자치행정의 신뢰도를 높이고, 주민들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는 강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울시, 블록체인 기반 공공일자리 플랫폼 구축

서울 일자리 전자근로계약 시스템 /사진=서울시
서울 일자리 전자근로계약 시스템 /사진=서울시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공공일자리 전자근로계약 플랫폼 '서울 일자리 전자근로계약 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구축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근로계약서 체결부터 보관, 이력관리까지 기존 수기와 대면 방식을 '서울 일자리 전자근로계약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디지털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한다. 연말까지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세종시는 2023년까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전문 인력 360명을 양성하기 위해 관련 교육생을 상시 모집하기로 했다. 디지털뉴딜 생태계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세종시는 또 자율주행차의 안전한 운행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데이터 수집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도심 운행 및 서비스 관련 데이터를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부가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

경상남도는 지자체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분산 아이디(DID)'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도민카드'를 발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도서관, 국립공원 등 지역 기반 시설을 이용할 때 추가적인 개인정보 노출 없이 간편한 신원확인을 진행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부산 블록체인 특구, 다양한 사업 추진

지난 해 7월 국내 첫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로 선정된 부산은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해양물류 플랫폼(비피앤솔루션) △블록체인 기반 부산스마트투어 플래폼(현대페이) △블록체인 기반 공공안전 영상 제보 서비스(코인플러그) △디지털원장기반 지역경제 활성화 서비스(부산은행) △블록체인 기반 부동산 집합투자 및 수익배분 서비스(세종텔레콤)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리워드 및 거래 서비스(글로스퍼) △블록체인 기반 의료 마이데이터 비대면 플랫폼 서비스(에이아이플랫폼)를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 9월부터 추진 중인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해양물류 플랫폼 서비스' 실증은 수산물이 생산지에서 소매점까지 유통되는 과정의 모든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해 소비자가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코인플러그는 DID 서비스 ‘부산블록체인체험앱’을 출시했다. 부산시민들은 이를 통해 본인인증, 시청출입, 다자녀가정 지원 등을 받을 수 있다. 향후 DID 앱과 지역 바우처 등이 연동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부산은행은 디지털바우처 발행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디지털 바우처 사업은 원화를 일대일로 교환되는 스테이블 토큰을 통해 지역경제 선순환 및 경제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바우처는 각종 정책지원금, 지역화폐, 사내복지금 등 발행자가 원하는 '스마트머니'를 간편하게 발행하며 이를 사용자에게 편리하게 전달할 수 있다.

가상자산 활용은 아직 '부재'

정부와 지자체들이 블록체인 기술 활용도 제고와 산업육성에 본격 나사고 있지만 가상자산 부분에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가상자산 거래를 투기와 사기로 보는 정책기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블록체인 관련 지자체 정책에도 가상자산 관련 부분은 빠진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부산 블록체인특구는 지난 6월 2차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토큰 경제 등 가상자산 기술·서비스는 블록체인 기술 확산전략에 포함하지 않았다. 지난 7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발표한 '초연결·비대면 신뢰사회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 확산 전략'에도 토큰 경제 등 가상자산 기술·서비스는 포함돼지 않았다.

반면 미국은 가상자산 공개(ICO)를 증권의 기업공개(IPO)와 유사하게 취급, 증권법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스위스도 증권형 토큰에 대해서 증권법을 적용 중이다.
싱가포르도 지불서비스법을 통해 가상자산 지갑, 가상자산 거래소 등을 제도권에 편입하고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했다.

부산 블록체인특구를 비롯한 지자체의 블록체인 정책 지원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것도 블록체인 산업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된다.


지난 달 부산연구원이 발표한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활성화 방안' 보고서는 "시장에 활용 가능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특구를 중심으로 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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