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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11명 KAIST에 110억 기부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6.04 15:00

수정 2021.06.04 15:00

장병규 의장이 1년전 희망했던 기부 릴레이 실현
4일 KAIST 대전 본원서 기부약정식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사진 서동일 기자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사진 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크래프톤과 크래프톤 전·현직 구성원 11명이 미래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위해 110억원의 발전기금을 약정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발전기금은 KAIST 동문 출신의 ㈜크래프톤 전·현직 구성원 11명이 55억원의 개인 기부금을 먼저 조성한 뒤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보태는 1:1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약정됐다.

KAIST 전산학부 졸업생인 장병규 의장은 지난해 1월 100억원의 발전기금을 쾌척하며 "개인의 기부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문들의 적극적인 기부 참여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후, 기부 의사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기부처를 정하지 못했던 ㈜크래프톤 내부의 KAIST 동문 구성원들이 장 의장과 합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4명이었던 기부 희망자는 퇴직자까지 동참해 김창한, 류성중, 박진석, 신승우, 심재한, 양재헌, 이창호, 장병규, 조웅희 등 11명으로 늘어났다. 본격적인 모금 활동을 벌인지 약 2개월여 만에 55억 원의 기부액이 모았으며, 현재도 동문 구성원들의 참여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4일 열린 크래프톤과 전·현직 구성원들의 기부 약정식은 KAIST 본관 제1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광형 총장, 이승섭 교학부총장, 이상엽 연구부총장, 류석영 전산학부장 및 ㈜크래프톤의 장병규 의장, 신승우 동문이 자리를 함께 했으며, 김창한 대표를 포함한 다른 7명의 기부자들은 코로나 19의 확산 예방을 위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김창한 대표는 "모교 졸업생들이 회사가 성장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해준 것처럼 기부를 통해 좋은 개발자를 키워낼 수 있다면 회사는 물론 산업계 전반에 걸친 장기적인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약정식에서는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 및 지속적인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도 체결했다. 양측은 이를 토대로 우수 개발자 양성 및 채용 연계형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산학 협력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부에 참여한 신승우 동문은 "모교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배우고 얻은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했었다"며, "그 고마운 마음을 후배들에게 돌려주자는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다"라고 기부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류성중 동문은 "이번 기부 제안을 통해 오랜만에 학교 소식을 들으니 정말 반가웠고 그 시절의 즐거웠던 기억이 되살아났다"며, "전산학부에 학생이 급증하고 있으니 건물을 증축하는 것이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스럽게 기부에 함께 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KAIST는 해당 약정금을 전산학부 증축기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2016년에 450여명이었던 전산학부 학부생은 2021년 현재 900명을 넘어선 상태다.

학생 연구실·산업계에 실제로 적용되는 코딩 및 프로젝트 실습실·사회 환원 교육 프로그램 장소 등으로 사용될 건물에는 ㈜크래프톤의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할 공간도 함께 마련된다.

한편, 실제로 전산학부에는 후배들을 위한 동문들의 기부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 형제들의 김범준 대표가 "도움을 준 사람에게 다시 갚는 '페이백(Pay Back)' 보다는 내가 받은 호의를 다음 세대를 위해 사용하는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의 방식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왔다"며 기부금을 전해왔다.


이 소식을 들은 서하연·한동훈 전산학부 졸업생 부부가 기부에 동참했으며, 그에 이어 게임 개발 기업 데브시스터즈에서는 2006학번부터 2016학번까지를 아우르는 젊은 엔지니어 11인이 뜻을 모아 기부금을 전달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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