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10년 가까이 무릎 통증으로 치료를 받아온 주부 최씨(71세, 여)는 최근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최대한 버틸 만큼 버티다 인공관절수술을 할 계획이었지만 그날이 생각보다 빨리 온 거 같아 걱정스러웠다. 수술도 수술이지만 수술 후 회복 과정이 두려워 망설이던 최 씨는 지인의 소개로 관절 전문병원을 찾아 인공관절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잠도 잘자고, 산책도 하는 등 통증 없는 일상생활이 가능해지자 무릎 관절염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인공관절수술을 적극 권유하기도 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퇴행성관절염은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대표 질환으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60~70대의 비율이 71.2%이며 80대까지 포함하면 82.8%에 이른다. 그 중 인공관절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83.1%가 여성으로 퇴행성관절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취약한 질환이다.
무릎 연골은 한 번 닳아 없어지면 자연적으로 재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무릎 건강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예방과 조기 진단으로 연골 손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다. 하지만 관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는 통증을 참고 견디기 보다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최 씨와 같이 밤잠을 설칠 정도로 무릎 통증이 심하고, 일상생활이 힘겨울 정도로 관절이 제 기능을 못하는 수준이라면 손상 부위를 제거하고 특수 제작된 인공관절로 대체해주는 인공무릎관절 치환술을 시행해야 한다.
최근 기술의 발달과 함께 인공관절수술 역시 고령 환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진화하고 있다. 수술 시 수혈은 여러 부작용과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무수혈 인공관절' 수술은 고령의 환자들에게 안전한 수술법이다. 특히 인공관절수술은 전체 수술 환자의 80% 이상이 60~70대에 해당하는데 환자 연령층이 높은 만큼 최대한 안전한 수술을 하는 게 좋다.
또한 환자 상태에 따라 선택적으로 로봇 인공관절을 시행할 수도 있다. 로봇 인공관절수술은 로봇이 직접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정형외과 전문의가 로봇의 팔을 잡고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로봇의 정확성과 숙련된 의료진의 직관적, 종합적 판단력을 함께 구현할 수 있다. 이에 로봇의 정교함과 정확도는 높이고, 수술 중 발생하는 변수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크다. 이는 다른 부위 손상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고, 수술 후 환자들의 통증 감소와 조기 회복 속도에 효과적이다. 행복한 노년기는 무릎 건강이 책임진다. 안 아픈 내 무릎이 인공관절 보다 좋지만,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의 무릎 통증이라면 안전한 인공관절로 하루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기를 권한다.
경봉수 원장(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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